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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림을 그려볼까

시작 혹은 마무리

by 다듬

오늘 기분이 어때,

좋아요.


이것은 하우아유,

퐈인댕큐와 같다.


아이들은 대화자체를 입력한다.

사고가 나서 쓰러져서도 퐈인댕큐를 외치는

피상적인 영어 교육처럼,

울면서 들어와도 좋아요.

아파서 들어와도 좋아요를 연발한다.

나는 그 좋아요를 거둬내는데 열중한다.


그냥 그래요.

별로예요.

좀 짜증 나요.

힘들어요.

오늘 공부하기 싫어요.

안 좋아요... 쯤만 되어도 흡족하다.


표현들을 주욱 늘어놓고 뽑기 하듯이,

상황과 말들을 매칭한다.

그래도 좀 배우고 나면 마치 선생님을 위해서라는 듯이 다른 하루를 보고해 주기도 한다.


그림을 썩 잘 그리는 아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였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그림을 그렸다는 보고,

종일 그리는 그림이기에...

너는 오늘을 그림으로 말하자고 청하였더니

나를 그리기 시작했다.


멀쩡한 아줌마로 그려주는 날도 있다.

허나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아저씨도 되었다가

주름이 백살처럼 보이는 노인이 되었다가

무성의하게 몇 개의 쓱쓱 줄로만 채우기도 한다.

그래도 한결같은 것 웃음이기는 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선생님 그리겠다고 빤히 보는 너에게

인상이야 찌푸리랴,

공부 싫으면 엉망선생이어도

다시 웃어본다.


어쩌면 좋아요,를 외치는 그대들

좋기를 바라는 주문이나 바람이라면,

부디 내내 그러하기를

좋은 날만 만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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