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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결과가 나오는 만 하루는 지옥이었다.
풍문으로 수없이 반복적으로 들었던 코로나증상들이 어쩐지 스으윽 나를 잠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목이 좀 칼칼하고 머리가 묵직하지 않은가.
상상만으로 나는 이미 사회적인 흉악범이 되어 있었다.
책들이 주욱 쌓아올린 커다란 책상이 있는 방에 나 스스로를 격리시키며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다가 최선인 순간으로 설득하다가를 끝없이 반복했다.
애써 잠이 들었다가 마른 목이 기침이라도 해대면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났다.
온갖 장면과 사람들이 눈 앞에 들어차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시간은 다행히 흐른다.
성큼 새벽이 왔고, 다음은 다행히 날이 밝아온다.
이 별로 대단치 않은 당연이 고마울 따름이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며 지인들이 안부를 물어왔고,
비슷하고 무감한 응답을 보내주었다.
'음성'문자가 왔을 때,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요가를 시작하려고 했다.
이상하게 기뻤다.
이 사실을 알아야 할 사람들에게 알리고, 아빠엄마와는 통화를 했다.
두분은 어제는 '아무 걱정말고 푹 쉬어'를 연발하셨고
오늘은 '고맙다, 보러 가고싶으나 그럴 수가 없구나'라고 거의 동일한 언급을 하셨다.
내가 코로나 음성반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맙다는 부모님...사랑합니다.
나에게 자가격리라는 시간을 안겨준 동료는 음성이라는 말에 오열하였다.
그녀는 얼마나 미안해하고 있었는지...내가 아무리 미안이라는 단어를 지우자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부디 빨리 나아서 다시 만나십시다.
세탁기와 청소기를 돌린다.
고야, 영혼의 거울이 오늘은 선택되었다.
모과차를 마시고 다시 마시고 또 마시고 그림을 그린다.
우리집이 이렇게 넓고 해가 잘 들었었나...싶다.
4년이나 살았는데 어디에도 정착을 잘 못하는 참으로 뭐든 서투른 나,
자세히 살펴보자.
내가 살았고 또 올해 떠나갈 집에서 시간을 보내자.
# 아이들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