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

자가격리 6

by 다듬

격리자에게도 주말은 있다.

오늘은 운동도 청소도 정리도 하지 않았다.

책 두께를 재는 이 클로즈업 사진은 언제 찍었나.

잘 끓여준 라면을 먹었고 폭탄터뜨리기 게임을 했다.

양치를 한 후, 영화를 한편 봤다.

체온을 체크하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전화를 주는 엄마,

내가 심심할까봐

책 좋아하는 너이니 뭐가 걱정이냐고 하면서도

혹시 필요한 것은 없느냐 묻는 엄마,


쌈장,고추장,삼겹살,국거리소고기,버섯,양파,고추,마늘,두부, 애호박,오이,쌈일체,깍두기,열무김치,김치찌개,두부,오렌지


우리 집 앞에 와서 위의 물건들을 두고 가셨다는 내용이었다.

많이도 챙겨 왔으면서, 깍두기 하나 두고 가니 잘 먹으라는 우리 엄마.


오늘은 그냥 놀 거야.

그럼 그럼 그런 날도 있어야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놀아.

비도 오시고 이런 날은 그래도 되는 거니까.


이런 날은 바흐 들으면서 띵가띵가 할 터이다.


#꼭인생을회고하거나정리할필요는없다그냥두자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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