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걸기

자가격리 10

by 다듬

새벽에 눈을 뜨면 아기 자세로 침대에서 잠을 깬다.

밤사이 멈춰있던 몸을 깨어내야 한다.

골방으로 건너와서부터는 온갖 존재들에게 말을 걸어본다.

일단은 내 몸에게 오른쪽으로 뻗으며 오른팔에게, 왼쪽 발가락을 향하여 꼼지락 거릴 때는 또 그에게

말을 건다.

잘 잤는지 불편한 데는 없는지 짧고 작은 몸이지만 최대한 길게 길게 뻗어내며 그들의 안위를 묻는다.

몸은 솔직하고 냉정하게 스스로의 안녕을 표시한다.

눈에 보이지 않은 그들은 병들어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도 속삭인다...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나에게 말을 하고 있을지도

책상에 널브러져 있는 간밤의 책들과 종이들에게,

오늘은 깔끔하게 치워주고 닦아줄게.

내 손가락으로 꽉 쥐어주고 접어줄게.

줄 수 있는 모든 관심을 보내준다.


어른들이 혼잣말을 할 때 보면 그것이 소위 'Soul'에 나오는 몰입이 아닌가 할 정도로 생생한 반응이 나오곤 했다. 왜 엄마는 저렇게 멍 때리듯이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 역시 학교에서 근무할 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 때 어김없이 말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의외로 입 밖으로 말을 튀어나오게 해서 내 귀가 다시 그 말을 청취하면 정리되는 상황도 잦다. 기억을 더듬을 때도 뭔가 일이 뒤죽박죽일 때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하나씩 헤쳐나가야 할 때도 말이다.



내일이면 자가격리가 해제된다.

집안에 들어앉아 있는 동안도 세상은 끊임없이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누구보다도 무엇보다도 내 안에서 보다 더 소중한 변화들이 일어났다가 또 사그라들었다를 반복하였다.

나 스스로와 대화하는 습관에 대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내었다.

신난다.


#한번만더했다가는은둔형외톨이가되어도흡족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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