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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회계사 Aug 24. 2018

어느 때까지 입니까?

하박국1장1-11절

<어느 때까지 입니까?> 하박국1장1-11절

 

미국 시사주간지 Time(2007,9,3) 표지에 마더 테레사(1910,8,27~1997,9,5)의 비밀이라는 제목을 달고 테레사가 신의 존재를 의심했다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인도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섬겼던 테레사 수녀가 자신의 지도 신부인 마이클 피트(Peet)에게 보낸 사후의 편지 글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특별히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침묵과 공허함이 너무나 커서 예수님을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기도하려 해도 혀가 움직이지 않아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내 영혼에 왜 이렇게 많은 고통과 어둠이 있는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테레사 수녀가 느끼는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 성도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주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면서 은혜로운 삶을 사는 사람도 있고, 더러는 주님께 충성을 하지만 여전히 고난 중에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마더 테레사가 주임 신부에게 보낸 편지처럼 하나님은 우리에게 때로는 침묵으로 일관하실 때도 있을 것이며, 그 침묵이 계속 된다면 우리의 삶이 많이 힘들 것입니다.

 

하박국은 합1장에서 ‘어찌하여’ ‘어찌하여’ ‘어찌하여’ 라고 3번이나 부르짖으면서.. 하나님을 향해 강한 의문과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우리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왜 이 세상에 불의한 일, 불공평한 일, 포악한 일,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며 세상과 하나님을 향해, 의문과 불만과 원망을 토로할 수가 있습니다. 선지자 하박국은 이스라엘의 범죄상을 바라보고 슬퍼하며 부르짖었고, 포악한 갈대아 사람들이 처 들어올 것을 바라보고 슬퍼하며 부르짖었고, 이스라엘이 바다의 어족처럼 무참히 짓밟힐 것을 바라보고 슬퍼하며 부르짖었습니다.

 

나는 회사에 고객미팅과 직원 교육 시간에만 사무실에 있습니다(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니 나태한 사장이라고 생각은 안 해주셨으면 합니다). 직원교육이 매일 있으니 항상 출근은 하지만 사무실에 있는 시간은 짧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갖는 불만이 내가 없으니 물어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세무서에서 연락이 와서 소명자료를 요구하거나, 고객이 질문을 하고 또 불만을 제기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결정권이 없는 매니저들은 안절부절 합니다. 내가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어서 곧바로 물어보고 해결해주면 매니저들이 답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사무실에 하루 종일 있는 것이 매니저들에게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내가 사무실에 하루 종일 있거나 또는 결정권을 가진 팀장들이 항상 옆에서 도와주었을 때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년 전에 팀장이 설명을 아주 잘해주는 팀과 팀장이 수개월간 공석으로 있었던 팀이 있었습니다. 매니저들은 설명을 잘해주는 팀장의 팀에 소속되고 싶어했고 그 팀이 인기 부서였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후 팀원을 평가해보니 팀장이 없었던 팀이 설명을 잘해주었던 팀보다 실력이 월등했습니다. 팀장이 없으니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하고 다른 팀장이나 대표한테 우선순위를 잡아서 물어보면서 일처리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힘이 들고 눈물을 흘린 적도 있지만 스스로 일을 해나가는 방법을 배웠던 것입니다. 또한 팀장의 어려움을 알고 새로운 팀장이 왔을 때 더욱 팀장을 존경하며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성장한 매니저들을 보고 너무 행복했고 대견스러웠습니다.

 

C.S루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가장 고등한 피조물들에게 주고자 하시는 행복은 사랑과 즐거움의 절정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자발적으로 하나님과 연합하며 이웃과 연합하는 데서 생겨나는 행복으로서, 거기에 비하면 지상에서 남녀가 나누는 가장 황홀한 사랑조차 물탄 우유처럼 싱거울 것입니다. 바로 이런 행복을 누리기 위해 인간은 자유로워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로봇처럼 만들지 않으신 것입니다. 로봇은 그것을 만든자의 설계대로 행하지만 자유의지가 없으며 그러한 행위엔 어떤 자발적인 순종도 사랑도 기쁨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박국 선지자가 살았던 시대는 어쩌면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침묵하시며, 또 어느 때까지 침묵하실 겁니까? 이때 하나님이 침묵하신다고 불평하는 대신 믿음으로 살리라고 다짐하면 어떨까요?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며 고난에서 피할 길을 주시고 슬픔이 기쁨이 되게 하신다는 것을 믿고 기도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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