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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회계사 Sep 05. 2018

거짓말과 진실함

<왜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는가? > 시편117편

영화 '라이어 라이어'의 주인공 플레쳐 변호사는 아들이 생일파티 때“아빠가 거짓말 하지 않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자 재판에서 거짓말을 못하게 됩니다. 결말은 정직한 변론으로 승소하게 되고 가족간 화해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재판 혹은 수사 중 거짓말을 할 때는 언제일까요? 보이는 증거가 없을 때일 것입니다. 밝혀지지 않는 사실, 확인할 수 없는 사실, 증거가 없는 사실은 거짓말을 통해서라도 자신을 유리하게 하고 싶은 욕망을 누구나 갖기 마련입니다. 정직의 대명사 링컨은 변론 중 늘 정직했을까요? 그가 정직한 변론을 했으리라 기대해보지만 의뢰인의 총잡이의 역할을 하기 위해 거짓말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을 듯합니다. 오늘 법원에서 재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대편 변호사의 변론을 들어보니 근거도 없고 증거도 없는 거짓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상대편 변호사도 의뢰인을 위해서 말했을 테니까 불가피한 선택인지, 아니면 소송에 유리하니까 한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재판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보다 나를 황망하게 하는 것은 진실을 밝혀내는 재판에서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만을 위해서 일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거짓말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말을 들어보고 ‘그 말은 불리하니까 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는 식으로 불리한 증거는 은폐하는 거짓말을 합니다.  또 유리한 말은 좀더 포장을 해서 이야기하도록 유도합니다. 참 죄에 빠지기 쉬운 직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계사인 나도 항상 죄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회계 쪽에서는 분식회계와 투명회계, 세금 쪽에서는 탈세와 절세문제에 경계를 왔다 갔다 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투명하게 하고 탈세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 실제 알면 알수록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투명하게 처리하고 전문기관에 질의하고 답변 받아서 처리해도 분식회계로 결론 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 회계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경우가 많고 회계사의 판단에 맡겼다가 나중에 금감원에서 지적이 되면 분식회계가 되어 버리곤 합니다. 의도적으로 분식회계를 하기도 하지만 판단의 기준차이로 분식회계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탈세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거짓말쟁이가 될 정도로 충분한 기억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링컨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게 되면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편기자는 모든 나라와 모든 백성이 하나님을 찬송해야 할 이유는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크고 진실하심이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여호와의 진실하심" 때문에 찬양한다고 했는데, 이 말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상대해주시는 자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실상 우리 죄인들은 하나님과 인격적인 교제를 하기는커녕 하나님과 마주 대할 수도 없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우리 하나님께서는 당신과 도무지 상대를 할 자격도 처지도 면목도 없기만 한 우리들을 지극히 진실하게, 마치 당신과 동류에 속한 존재를 상대하듯이 대해주시는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의 비참함은 못 먹고 못 사는 것뿐 아니라 그 무엇보다도 먼저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전혀 인간 취급이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산다는 데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전에 공비를 잠수함에 태우고 동해로 침투하다가 체포되었던 승무원은 우리나라의 국정원 정보부원이 자기를 취조하면서도 존댓말을 써주는 것을 보고 크게 감격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우리가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깔보거나 멸시하지 않으시고 그저 진실하게만 대해주시는 분이십니다. 더구나 그것을 처음 만났을 때 잠시 동안만 예의상 차려주시는 분이 아니라 "그 진실하심을 영원토록" 변함없이 베풀어주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우리 사람들 사이는 그렇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예의를 갖추고 지내다가 점점 더 만만해지면 실례를 범하기 일쑤이고, 또 자주 만나면서 서로의 약점이 눈에 띄게 되면 그 관계라는 것도 쉽게 금이 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약점과 못난 모습에도 불구하고 영원토록 변함없이 우리에게 그저 진실하게만 대해주시니, 그런 하나님의 성품을 맛보게 된 성도가 어찌 그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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