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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회계사 Sep 06. 2018

나에게 이로운 사람 vs 나에게 해로운 사람

요셉에게 가라

<요셉에게 가라 > 창41장

 

최인호의 상도라는 소설에는 조선시대 거상(巨商) 임상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의 세도가 박종경 대감이 하루에 숭례문을 드나드는 사람이 몇 명이냐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임상옥이 대답하기를 "두 사람인데,그 성씨는 이(利)씨와 해(害)씨올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내게 이로운 사람과 해로운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두 사람이 저한테 찾아왔습니다. 한 사람은 작년까지 우리 회사에서 근무했던 팀장 L세무사입니다. L세무사는 우리 회사에 있을 때 참 열심히 일하고 회사를 위해 충성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업을 위한 준비가 되었고, 역시 개업의 길로 가서 참 잘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우리 고객이 본사 지시로 회계업무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옮길 회계사무소를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해서 L세무사를 소개시켜주었습니다. 고객도 좋다고 했고 그 고객을 인계하러 미리 약속을 하고 오늘 우리 회사에 온 것이었습니다.

 

L 세무사와 대화를 하는데 K회계사가 찾아왔다고 직원이 메모를 남겼습니다. 제주에 처음 왔을 때 1년 정도 동업을 했다가 헤어진 회계사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서 나하고 맞지 않아 헤어졌는데 그 이후에도 몇 번 국회의원선거와 도지사 선거에 나왔다가 낙선을 했던 사람입니다. 15년전에 헤어지고 그 이후로 만난 적이 없는데 약속도 없이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만날 일도 없고 만나서 좋은 느낌도 없는 사람인데 또 약속도 하지 않고 와서 만나기도 어려웠습니다. 임상옥의 대답처럼 L세무사는 나에게 이로운 사람이고 K회계사는 해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요셉의 생애는 창세기 30장부터 시작해서 50장까지 무려 20장에 걸쳐서 기록되어 있습니다. 창세기는 말 그대로 세상이 창조된 기록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를 기록한 원전(原典)이라고 할 수 있는 창세기는 모두 50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에 20장이 요셉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 있습니다. 요셉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이런 사실들을 잘 몰랐을 것입니다. 그만큼 창세기에서 요셉에 대한 비중이 큽니다.

 

‘애굽 온 땅이 굶주리매 백성이 바로에게 부르짖어 양식을 구하는지라 바로가 애굽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요셉에게 가서 그가 너희에게 이르는 대로 하라 하니라”(창41:55)

 

어떤 사람에게 가면 나를 살리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에게 가면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요셉은 살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바로는 굶주리거든 요셉의 창고에 가라고 말합니다. 바로는 요셉의 해몽과 재난 대책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하며, 요셉이야말로 임박한 애굽의 위기를 헤쳐 나갈 명철하고 지혜로운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바로는 요셉을 애굽의 총리로 발탁하고, ‘사브낫바네아’라고 부릅니다. 요셉의 새 이름은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는 상징입니다. 나일 강과 바로의 힘에 의존하던 애굽은 이제 하나님의 통치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요셉은 신적 통찰력으로 애굽을 다스리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갑니다.

 

요셉 하이든 하면 성가를 작곡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위대한 작곡가 입니다.그가 죽기 바로 일 년 전 비엔나에서 자신의 걸작품인 '천지 창조'가 공연되게 되었습니다. 그는 몸이 불편하여 직접 지휘를 할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지휘하도록 하고 자신은 휠체어를 타고 2층의 공연장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날의 연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연주가 끝났을 때 참석한 청중들은 큰 박수를 치며 지휘자에게 환호를 보냈습니다. 이때 지휘자는 너무 송구스러워 2층에 있는 하이든을 향해 저 분이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작곡했답니다 라고 했습니다. 청중들은 하이든을 향해 또 다시 웅장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점점 박수 소리가 커지자 그는 떨리는 손을 위로 쳐들고는 박수를 중단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아닙니다.  그 음악은 나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고, 바로 저기 위에 계신 우리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그러기에 진짜 영광을 받아야 할 분은 하나님이시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시길 바랍니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하이든은 자신이 위대하게 됐을 때에도 자기를 낮추고 하나님만을 높이는 겸손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먹을 것이 없는 기근이 아니라 말씀의 기근입니다. 요셉의 창고에는 하나님이 있습니다. 요셉에게 가라는 것은 하나님께 가라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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