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 원

by 박작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중 하나인 <테이크 원>이라는 프로를 보기 시작했다.


음악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별생각 없이 클릭했다가 푹 빠져 본 며칠 동안 내가 느낀 첫 번째는 내가 너무 눈물이 많아졌다는 것. 두 번째는 삶의 무게를 견딘 사람들이 갖는 태도이다.


마흔이 가까워지면서 나는 모든 어른이 어른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최근까지도 진짜 어른을 보기 힘든 세상에서 나 역시 어리숙한 어른으로 산다는 게 부끄럽고 서글펐다.


그리고 한 편으로 억울하기도 했다. 어른다운 어른이 될만한 힘을 받을 수 없었던 지난한 시간들이 자꾸만 떠오른 탓이었다. 어른이 된 지 이십 년 가까이 되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나는 어떤 어른으로 살지가 막막했다. 언제나처럼 나는 '그냥' 살아지지가 않는다.


가까운 이들의 말마따나 내가 너무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유별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내 모습 다 부정하다가는 내가 사라질 것만 같다. 그래서 난 그냥 이 시간을 지나기로 했다. 지나치게 바닥을 치는 그 시간들을 그저 살아내기로.


그런데 며칠 전 내 기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걸 느꼈고, 그게 그렇게 낯설 수가 없었다. 우울했던 시간이 그리 길었나, 문득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문득 지나왔구나, 생각했다.

늘 이런 식이다. 힘든 시간은 내게 잊을만하면 찾아들어 나와 주변을 괴롭히고, 지나가면 그때 글이 써진다.


마음이 적힌다.


오늘 나는 직접 본 적도 없는 이 사람들의 얼굴과 말, 표정 너머 어떤 생각을 읽은듯했다. 결코 쉽게 새겨지지 않았을 마음과 태도를 말이다. 그게 사실이고 아니고는 내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이 많다는 거 때문에, 나도 대충 살자는 게 되지 않는 나를 부정하지 않을 거다.


내 눈에 띈 그 어른들, 내가 세상에 존재한다 믿고 싶은 그런 마음과 태도를 가진 어른들에게 배워서 나는 그런 어른이 되리라.


너무 순진하게 사는 거 아니냐는 소리를 마흔 다 되도록 들었으면 이젠 그냥 이게 나인 거라 생각하는 게 맞지 않을까. 내게 좋은 건 그냥 좋다고 믿고 살 거다. 그리고 좋은 것을 내 마음에 심으며 살 거다.


대신 이제는 나에게 상처가 되는 것까지 무작정 품으려 하지는 않을 거다. 내가 너무 헷갈려서 힘들고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내 가족, 특히 아이에게 나와 같은 어두운 시간을 줄 수 있는 탓이다.


더불어 살 줄 알고 겸손하며 내 안에 아름다움을 일구어가는 어른. 그런 어른이 되리라.

테이크 원을 멋지게 해낼 수 있는 힘은 수백, 수천, 수만 번의 테이크를 쌓은 시간들에서 얻어질 수 있다는 걸

기억하는 하루들을 살리라.


따뜻한 가을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져 고마운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