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글쓰기

(2019.09)

by 파치



요즘은 눈을 가늘게 뜨고 온통 힘을 빼고 있다. 가을과 봄을 좋아하지만 환절기에는 유난히 나쁜 컨디션을 유지하게 된다. 이 시기의 나는 조악한 미니어처 같다. 대강 마감한 생김새를 하고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한다. 병원엘 좀 가봐, 가끔 누군가 말한다. 잘 챙겨 먹고 아프지 말아야 해. 그럼 나는 그냥 죽지 머! 하고 일부러 우스운 표정을 한다. 하지만 나도 알고 있다. 이 아픔이 나를 예쁘게 무덤으로 데려다 주지는 않을 것을. 괴롭고 힘든데 죽을 정도는 아닌 그런 아픔. 하지만 근근이 연명하는 삶의 모양새로 나를 이끌겠지. 그러니까 혹시 내일도 몸이 나아지지 않는다면-아니었으면 좋겠다- 평균 대기 시간이 두 시간인, 자주 가는 이비인후과로 갈 것이다. 접수를 하고 중간에 너무 지루해지면 나가서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 먹어야지. 이윽고 내 차례가 되면 잔뜩 부은 코 속과 목구멍을 찔려가며 진찰을 받을 것이다. 약 3일 치를 처방받고 이후 다시 오라는 말은 내 마음대로 해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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