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의 꿈

by 파치



어젯밤 연금복권 한 세트와 로또 두 장을 샀다. 일 년 전, 개업한지 얼마 안 되어 로또 1등이 나왔던 편의점에서의 일이다. 그 편의점은 로또 1등이 당첨되고 며칠 동안은 박스 쪼가리에 매직으로 쓴 1 등 당 첨 점 을 걸어뒀었다. 아니 저게 도대체 뭐람, 할 쯤에는 본사에서 뭐라도 보내준 건지 휘황찬란한 현수막과 공기가 잔뜩 들어간 입간판이 편의점 앞을 가득 채웠다. 이제야 좀 1등 당첨 편의점답네....... 아이씨, 난 도대체 언제 1등 돼, 우리 저기서는 당분간 로또 사지 말자, 저기 로또 운 벌써 다 터졌다, 앞으로 몇 년은 안 나올 듯, 그렇게 말하고는 정말로 거기에서는 로또를 사지 않았다. 올해 6월까지의 일이다. 어느 날 치과에 가기 전 가글을 하나 사려고 무심코 그 편의점에 들렀다. 습관처럼 카운터에 붙어있는 1등 당첨 문구를 쳐다봤다. 어라, 그거 작년 일 아니었나, 눈을 두어 번 더 깜빡인다. 20년 5월 1등 당첨 14억, 잉, 지난 달인데, 시선을 떼지 못하고 카드를 내밀며 여쭤본다. 사장님, 여기 로또 1등 또 나왔나요? 사장님은 몇십 번은 대답한 포즈와 웃음기 있는 표정으로, 네, 20년 5월 몇 회 차 자동으로 1등, 당첨되셨어요, 하시며 계산을 마치셨다. 약간 벙찐 채 카드를 돌려받으며, 와....... 저도 살래요, 하고 오천 원 한 장을 내밀었다. 그때 산 그 한 장이 당첨되지 않아서 아직 휴대폰 메모장에 이렇게 글을 도다닥거리며 작성하고 있다. 내일 수요일 연금복권과 토요일 로또 당첨 주인공은 나야 나, 의 마음으로 내일 아침 출근해야지. 이번 주 로또가 당첨되면 아마 이 글은 아무도 읽지 못할 것이다. 내 메모장에 들어있다가 관짝에 같이 묻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 글이 여러분 눈에 뜨인다면, 내가 불행히도 또, 이번에도 또, 당첨되지 않았음을 여러분이 알아주십사....... 앞으로 내가 벌려대는 일들에 남다른 호응과 환호와 관심을 보내주십사....... 의 마음으로 마칩니다. 미리미리 감삼다 감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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