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내가 일상의 글을 써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상의 소중함이 글에 들어있다고. 내가 그랬나? 너른 밤, 매트리스가 푹 꺼지도록 누워 곰곰이 생각했다. 눈천사를 하듯 팔을 조금 파닥였다.
줄곧 나는 나의 일상을 쉽게 미워해왔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평일의 나보다 주말의 생기 있는 나를 좋아했다. 평일은 주말을 위한 들러리인 것 마냥 취급하며 버티듯 힘겹게 아침을 맞이했다. 계획이 망쳐져 날 좋은 날 누워있게 되는 어떤 날이면 결국 울곤 했다.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전시회에 가고, 멋진 공간을 즐기고, 노래의 날개 위에서 붕 떠있는 그 실감 안 남을 사랑했다. 일상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놀랍도록 보여주기 식인 삶이었다.
가게를 정리하고 천식을 얻게 되어 입원할 때까지도 나는 일상과 비일상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 사이에서 작은 물방개처럼 파닥이고 있었다.
오늘 오후, 바쁘게 일하던 도중 잠깐의 상념에 빠진다. 지금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 있을 나에 대해서 상상한다. 그 애는 아침에 힘차게 달려 나가 출근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줄 안다. 영어를 잘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그만둔다. 어떤 무한한 평행세계에서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다. 이대로도 괜찮다. 멋진 일은 그 애가 다 해내고 있을 테다. 고양이를 안아주고 강아지의 장난감을 흔들어주는 일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비일상의 삶을 사는 내가 아니라 평일 저녁에 세탁기를 돌리고야 마는 나만이 말이다.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인 글쓰기 모임에서, 이렇게 15분 만에 글을 써내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