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시리즈 따라잡기
울었어?
모르겠어.
모르겠는 건 또 뭐야.
아니 정말 모르겠어. 울었는지 안 울었는지 모르겠단 말야. 아침에 눈이 퉁퉁 붓긴 했어. 출근해서도 오전 내내 눈이 잘 안 떠지구 계속 눈이 꺼끌거렸어. 눈이 아픈 것도 같구, 안약을 처방받아야 할지 잠깐 고민했어.
근데?
아니 근데, 울었냐고 물어보면 모르겠어. 내가 울었나? 자는 동안 너무 슬퍼서, 내가 나도 모르게 울었나? 밤새 틀어둔 선풍기에 눈물은 죄다 마르고 짠 기운만 남았나? 그랬나? 정말 그랬나? 악몽을 꾸긴 했어. 다섯 시간 잤는데, 일곱 시간을 끌려다닌 기분이었어. 꿈이 다 그렇지만, 말도 안 되는 B급 영화 같은 얘기에 울고불고 하다가 화들짝 깼어. 휴대폰은 꺼져있고, 날은 새 있는데, 얼마나 놀라서 깼겠어. 충전기를 대충 꽂고, 켜지자마자 시간을 확인했어.
06:36. 시간을 보자마자 마음이 조금 놓였어. 꿈이 꿈인지 내가 나인지 허물어진 경계들이 어수선했어. 손 끝이 저리고 나도 잘 모르겠는 어딘가에서 맥박이 들려오다... 잠깐 이명으로 웅웅대다... 그러다 결국 잠깐 잠이 들었어.
그러니까 울었는지 어쨌는지는 이제 묻지 마. 모르겠어.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운다고 더 슬픈 것도 아닐뿐더러, 울지 않는다고 덜 슬픈 것도 아닌 걸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깊은 슬픔이 옅어져 종내 사라지진 않는단 거야. 총량이 없이 온통 번져나가기만 한다는 거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