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생의 개

by 파치

그 개는 한평생을 밖에서 살았다.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보냈을 시간이 가늠이 되지 않아서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왜 그렇게 매번 인상을 쓰고 들어와요? 그거야 당신이 개를 바깥에 묶어뒀으니까요. 제법 다리가 길어져 더 빨리 달리고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개를 대문 초입의 돈 안 드는 CCTV처럼 방치하고 있으니까요. 물도 새로 떠주고, 밥도 때마다 잘 챙겨주는데요. 그게 그렇게 대단한 호사라고 느껴진다면 차라리 개를 놓아주고 당신이 그렇게 살아요. 목줄이 풀린 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릴 거예요. 앞으로의 고통은 그 어디에도 없을 거예요. 좋은 가족을 만나 영원히 행복할 거예요. 그런 일말의 상상을 하며 나는 잠깐 그 개의 사슬을 끌렀다. 개는 납작 엎드려 꼬리를 흔들다...... 뒹굴며 배를 보이다...... 손을 뻗어 가슴팍을 긁어주려는 사이...... 마당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온 ‘주인’에게 달려가고야 만다...... 어허이, 이씨끼, 똥 다 묻잖아! 캥! 낑! 발에 채인 개는 구석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는 바지를 툭툭 털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허허, 하는 사람 좋은 얼굴을 해 보인다. 일순간 아찔해진다. 담뱃불을 구둣발로 비벼 끈 그가 굽은 등을 보이며 집 안으로 비척비척 걸어 들어간다. 구석으로 숨은 개에게 겨우 사슬을 채워준다. 얘. 가자, 나가자. 사슬의 반대편을 잡아채며 불러보지만 묵묵부답이다. 한 번도 ‘가자’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일 테다. 단 한 발자국도 내디딘 적이 없기 때문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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