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이를 키우기 전, 아기에 대해 큰 오해를 하나 하고 있었다. 그저 먹고, 자고, 놀기만 하면 되는 평화로운 존재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하늘만 보고 누워있던 아이가 100일을 넘기더니 인생을 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뒤집기'였다.
발을 반대쪽으로 쭉 뻗으며 뒤집기를 시도하는 그 '안간힘'을 처음 목격했을 때, 나는 숨을 죽였다. 손을 뻗어 엉덩이라도 살짝 밀어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이건 솔이가 스스로 몸의 중심을 찾아가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고독한 싸움이었으니까.
특히 목욕을 마치고 눕혀놓았을 때 솔이의 진가가 드러났다. 몸이 가벼워진 덕분인지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몸을 비틀기 시작한다.
잔뜩 힘이 들어간 미간과 앙다문 입술, 바둥거리는 발가락 끝을 보고 있으면 링 위에 올라간 국가대표 선수의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 어떤 프로 운동선수보다 열정적인 그 표정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아, 솔이가 그냥 먹고 자고 노는 게 아니구나. 성장이란 건 아기에게도 이토록 치열한 노동이구나.'
결국 솔이가 온몸을 뒤집어 엎드린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 그 장면은 말 그대로 경이로웠다. 어제와는 다른 각도로 세상을 보게 된 아이의 눈동자를 보며 문득 나 자신에게 물었다.
'지금 나도 솔이만큼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나?'
매일 폭풍 성장 중인 솔이도 분명 몸과 마음이 고될 것이다. 어른인 나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겁부터 나는데, 태어나 모든 게 처음인 아이는 오죽할까. 나 역시 엄마라는 역할이 처음이라 매 순간 서툴지만, 솔이의 비장한 뒤집기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아이의 속도에 발맞추어 나도 조금씩은 나아가야겠다고.
지금 우리 가족은 남편과 솔이, 나까지 '3인 4각' 경기를 하며 걷고 있다. 혼자 뛸 때보다 훨씬 무겁고 잘못하면 서로의 발이 엉켜 넘어질 수도 있는 길이다.
하지만 내가 넘어지면 남편과 솔이가 나를 일으켜 세워 줄 것이고, 누군가 지치면 기꺼이 서로의 어깨를 빌려줄 것이다.
언젠가 솔이가 우리 손을 놓고 혼자서 씩씩하게 뛰어갈 날도 올 것이다. 3인 4각의 걸음이 때로는 고단하고 느리지만, 늦은 나이에 아기를 낳은 내가 분명히 아는 한 가지가 있다.
치열하게 뒤집고, 낑낑대며 서로를 지탱하는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행복한 시기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