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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존재의 집

"히브리어의 시간"-송민원-

by 라엘북스 Feb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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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의 시간』은 성경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책이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많은 사람들이 원어의 의미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하지만, 히브리어라는 언어적 장벽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을 위해 히브리어 단어와 표현에 담긴 의미를 친절하게 풀어주며,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본래의 뜻을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송민원 교수는 히브리어를 단순한 문자로 보지 않고, 그것이 담고 있는 사상과 문화를 함께 탐구한다. 이 책은 단순히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분석하며, 그것이 성경 해석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쉐베트’(שֵׁבֶט)와 ‘미쉬에넷’(מִשְׁעֶנֶת)이라는 단어를 통해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을 탐구하고, ‘헨’(חֵן)을 통해 은혜의 하나님을 설명하며, ‘카도쉬’(קָדוֹשׁ)를 통해 거룩하신 하나님을 조명한다. 이러한 설명을 통해 독자들은 성경을 단순한 종교적 텍스트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과 뜻을 담은 메시지로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히브리어 단어를 통해 살펴본다. 예를 들어, ‘아담’(אָדָם)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조명하고, ‘이쉬’(אִישׁ)와 ‘잇샤’(אִשָּׁה)를 통해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설명한다. 특히 ‘게르’(גֵּר)라는 단어를 통해 이방인과 난민에 대한 이해를 돕는 부분은 현대 사회에서도 깊이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던진다. 성경이 말하는 인간의 정체성과 관계성,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히브리어에 반영된 사고방식을 탐구하는 부분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으니, 현대적 사고와는 다른 히브리적 사고방식이 성경 해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면서,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단순한 문자적 해석을 넘어 원어의 문맥과 문화를 고려해야 함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접속사 ‘바브’(וְ)의 해석에 따라 성경 구절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은, 원어를 통해 성경을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히브리어의 시간』은 성경을 원어로 깊이 있게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다. 송민원 교수는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하며, 독자들이 히브리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돕는다. 또한 책 전반에 걸쳐 성경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신앙적 깊이를 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히브리어를 배우는 것이 단순한 학문적 훈련을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명의 설교자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설교자로서의 올바른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항상 질문을 품고 있다. 성경의 내용을 넘어서지 않고 설교자 자신을 앞세우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을 한다.


"성경의 히브리적 사고는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성경이 보여주는 '속살'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메신저의 역할이고 의무입니다. 메신저가 앞에 나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거나 그 말씀을 자기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p.201)"


메신저의 독특성도 충분히 활용해야 하지만 그것이 어느새 설교자를 치장하는 순간이 순식간에 찾아오기 때문에 메신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늘 마음에 새겨본다.


『히브리어의 시간』은 성경을 더 깊이 알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성경을 읽으며 종종 의미가 모호하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히브리어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되며,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성경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신앙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나, 성경을 깊이 묵상하고자 하는 평신도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히브리어의 시간’을 통해 성경의 시간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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