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의 테니스 도전기
아마, 7살 정도 되었을 것이다. 너무 오래전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부모님이 일을 마치거나, 쉬 는 날이면, 거대한 테니스 가방을 매고 테니스장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윌슨의 테니스 가방으로 라켓 이 3개 이상은 거뜬히 들어가는 큰 가방이었다. 더운 여름, 엄마, 아빠가 테니스를 치고 있으면 나는 잠시 구경도 하고 클럽하우스에 들어가 포카리를 마시고, 때로는 창고에 들어가 테니스장 라인을 그리는 흰색 가루를 만지며 놀기도 했다. 창고는 특유의 쾌쾌한 냄새가 났는데, 조금 이상하지만 그 냄새를 좋아했다. 때 로는 삼촌들이 날 놀아주기도 했는데, 테니스장에 산 속에 있어서 같이 하늘소도 잡고 잠자리도 잡았던 것 같다. 그때는 테니스 자체에 관심이 있기 보다는 엄마, 아빠도 즐거워 보이고 나도 그냥 그런 상황이 행복하 고 재밌었던 것 같다. 때로는 클럽하우스 옆에 바베큐 그릴을 두고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 그 기억은 생생 하다. 부모님도 땀을 흘리며 삼겹살을 구워 먹는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렇게 부모님은 더 큰 도시로 이사하기 전까지 테니스를 꽤 오랜시간 즐기셨다. 이사한 이후에는 테니스를 치시지 않았다. 당시 왜 안치 는지는 딱히 궁금하진 않았다. 다만, 내 방 옆 베란다에 항상 윌슨 테니스 가방이 그대로 있어서 테니스는 계속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을 많이 흘러 대학에 갔을 때, 교양 수업으로 테니스가 있어서 베란다의 있던 테니스 가방을 떠 올리며 치열한 경쟁 끝에 수강 신청을 성공했다. 집에 있는 낡은 테니스로 열심히 배웠는데,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서 조금은 놀랐다. 새삼스럽게 부모님의 과거 테니스 실력에 감탄했다. 교양 수업은 3명 정도의 테니 스 코치님이 레슨을 해주셨는데, 2시간 남짓한 교양시간에 거의 30명의 학생들이. 레슨을 받으니 공 한번 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다. 그렇게 어느덧 학기가 끝나고 나는 다시 테니스와 멀어졌다.
30대가 되어 직장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며 테니스는 내 기억에서 점점 희미해졌다. 그러다 뒷자리 동 료가 테니스 동호회를 만들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어라? 테니스? 잘 치진 못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꽤나 친근했던 그 스포츠를 다시 만나게 됐다. 처음에는 레슨도 안 받고 코트에 나가 공을 몇번 쳐봤다.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홈런의 연속. 그럴때면 그냥 야구를 시작할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코트에 나갈 수 록 욕심이 조금씩 생겼다. 착한 사람들이랑 같이 해서 그런지 간간히 칭찬도 들어서 기분도 꽤 좋았다, 사실 그때까지도 레슨까지 받으며 열심히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꽤나 충동적으로 집 근처 레슨장에 전화를 걸었다. 레슨장 매니저는 이번에 선수 시절 꽤 유명했던 코치님이 새로 오셨다고 이건 정말 기회라고 말했 다. '다음주에 바로 갈게요!' 그렇게 처음으로 제대로된 레슨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