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의 테니스 도전기
턱 끝까지 숨이 차올라 머리 속이 하얗다. 불과 몇시간 전에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제안서를 작성하고 협력사와 밀당을 하며 우선 순위를 고민하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끝임 없이 생각했다. 끊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의 꼬리들은 노란색 테니스공을 쫓다보면 생각이 차지할 공간은 없다. 그저 공을 보고 뛰고 라켓에 잘 맞출 생각만이 가득하다. 테니스는 아무런 생산성을 주지 않는 공놀이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비생산적인 활동이 나의 삶을 뒷받침해준다.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취미들로 삶을 다양하게 꾸미고 재미를 찾는다. 혹시나 취미가 없거나, 새로운 취미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숨이 턱 막히도록 노란 공을 쫓는 운동, 테니스를 추천한다.
테니스를 즐기기 전에 농구를 대학 친구들과 동호회를 만들어 몇 년 즐겼다.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지만 농구가 처음이었던 나는 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게 열심히 연습하고 뛰어다녔다. 그러는 사이 실력은 점점 좋아졌지만, 성격상 팀에게 불리한 플레이나 실수가 나왔을 땐 꽤나 자책을 많이했다. 5명이 한 팀이 되어 결과를 만들어 가는 일이 경쟁심을 만들어 재미를 더 했지만, 한편으로는 괜한 책임감에 마음이 힘들었던 적이 몇번 있다. 그러다 예전에 조금 쳤던 테니스를 회사 사람들과 우연히 함께 했을 때, 해방감이 느껴졌다. 실수를 해도 아쉽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것 테니스의 첫번째 매력이었다. 넓은 코트에서 내 코트를 나 혼자 온전히 감당해야하는 압박감은 더 크지만, 실점도 득점도 모두 나의 책임이라는 것이 자유를 주었다. 그래서 더욱 열의를 가지고 레슨도 받고 연습도 많이하게 되었다.
사실 혼자 책임을 지는 스포츠는 테니스 말고도 많다. 모든 스포츠를 다 해본 것은 아니라 다른 종목이 어떤지 말할 수는 없 지만, 테니스는 종종 극한의 체력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높은 멘탈 수준을 요구하는 운동이다. 테니스 레슨 30분을 받는데 처음에는 조금 우습게 봤던 거 같다. 30분 공 친다고 운동이 되겠어?'라는 생각을 후회하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실 력 향상을 위해 코치님께서 계속해서 가볍게 던져주시는 공을 치기 위해 제자리에서만 스윙을 했는데 10분 만에 무릎에 손 을 짚고 거침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다가 좌우로 공을 던져주시면서 랠리를 하게 되면 실시간으로 머릿 속이 하얘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머리가 텅 비게 되면 공을 홈런을 치거나 네트가 힘 없이 걸리게 된다. 그럴 수록 멘탈을 잡고 집중해 야 겨우 공을 코치님 앞으로 보낼 수 있게 된다.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고 싶다면 꽤나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테니스는 남녀노소 꽤 넓은 스펙트럼의 취미인을 가진 스포츠다. 극한의 경험 없이 편하고 가볍게 공을 치며 테니 스를 즐길 수도 있다. 테니스장을 가보면 어린아이부터 젋은 남녀나 어르신들까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농 구, 축구, 복싱, 러닝, 헬스 등 다양한 운동 취미를 가졌지만, 이렇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스포츠는 보기 어려웠다. 때 로는 친구와 함께,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테린이지만 오랫동안 즐기며 많은 사람들과 같이 테니스를 즐겨보고 싶다.
오늘도 퇴근 후 테니스를 치고 맑아진 머리로 글을 쓰고 있다. 내일도 회사에서 머리를 싸매며 일과 씨름을 하겠지만, 퇴근 후 테니스를 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생각을 하며 거뜬히 묵묵히 일을 처리한다. 그럴 수록 일이 부담없고 때로는 즐겁기 까지 한다. 일상에 지친 분들, 취미를 새롭게 찾고 있는 분들에게 테니스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