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산타

by 꿈꾸는나비

나는 15년 차 산타이다. 크리스마스이브 밤이 되면 모두 잠든 시간 조용히 트리 밑에 선물을 둔다. 혹시라도 들킬까 봐 아이들이 모두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 선물을 둔다. 이 순간이 가장 힘든데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설레는 맘에 너무 늦게 잠들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잠들기를 기다리다 나도 잠들 수 있어서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때로는 아이들이 먹을 걸 가져다 둬서 진짜 산타가 와서 먹고 간 것처럼 먹은 흔적을 일부러 남기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아이들이 선물 뜯는 소리, 와~ 하는 소리, '내가 이거 갖고 싶은 줄 어떻게 알았지?' 하는 소리에 혼자 미소를 지으며 눈을 뜨면 된다. 15년 동안 15번밖에 일을 못했는데 올해가 산타로서 마지막 해가 되었다. 사실 진작에 그만두었어야 했다. 산타는 '엄마'라는 사실을 들킨 지 꽤 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다는 우리 집 규칙에 따라 올해까지는 내가 산타다. 아이들도 더 이상 산타의 환상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트리를 장식하고 선물을 주고받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초등학생 아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 왔다. 아마 이렇게 만들어 오는 카드도 이게 마지막이겠지.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이제 이렇게 끝났다. 내년에는 산타도 선물도 없는 크리스마스가 되려나... 오늘이 벌써 끝났다며 아쉬워하는 아이에게 특별한 날보다 평범한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돌아서서 나는 생각한다.

'산타는 이제 자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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