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크루 수요질문 : 여러분이 여행을 하는 이유는 뭔가요?
우리 가족은 아이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한 번씩 여행을 간다. 국내 여행을 주로 다니는데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되면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나는 여행을 철저히 계획하고 떠나는 스타일이다. 출발하기 3개월 또는 6개월 전부터 숙소를 예약하고 구경할 곳, 맛집 등을 찾아보고 이동 경로를 고려해 일정을 짠다. 일정을 구체적으로 짜면 지도나 로드맵으로 쭉 따라가 보고 주차장이나 도로 상황도 미리 확인해 본다. 사실 여행보다 계획을 세우는 그 과정이 더 즐거운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올해는 겨울방학이 두 달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스케줄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여행을 가지 못했다. 얼마나 아쉬운지 모르겠다. 가족들도 매번 가던 여행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다들 아쉬워했다.
남편은 현지 맛집방문이 여행의 목적이고 아이들은 집밥이 아닌 맛있는 밥, 그리고 우리 집에는 없는 수십 개의 채널이 담긴 티브이가 여행의 즐거움이다. 나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 집안일에서 해방되고 남이 해주는 맛난 밥을 먹고 평소에는 가지 않는 카페도 가보고는 것이 여행의 이유가 될까?
여행을 하다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낯선 이곳에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곳에 살게 되었을까? 고향이어서? 아님 직장 때문에? 세상 어디에 가든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때가 있다. 인적 드문 산골에도 사람이 살고 도심 빽빽한 아파트 숲에도, 갓길 넘어 보이는 산중턱에도, 바닷가 한적한 모래사장 끝에도 누군가가 살고 있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면 기분이 참 묘하기도 하다. 내가 알지 못하고 만나보지 못했지만 어딘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간을 내가 잠시 공유하는 느낌. 그 사람들이 보고 듣고, 먹는 것을 경험해 보는 것. 그 경험이 특별하고 재밌어서 또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 남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경험하는 기회. 그게 여행의 또다른 이유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