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8년 6월 26일 20시 20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가보지 못한 그 순간. 언젠가 도달할 그 시간.
며칠 전 한 상가에 들러 일을 마치고 지하주차장으로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멍하니 층수가 내려가는 걸 지켜보다 무심코 그 위에 표시된 년도와 월을 보게 되었다.
2048/06/28 20:20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나는 내리다 멈칫했다. 이 문밖을 나서면 혹시라도 2048년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과 '어머 이건 찍어야 돼' 하는 증거 수집의 열의 때문이었다. 사진을 찍고 주차된 차에 앉으며 내 엉뚱한 상상에 웃음이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정된 시간대로 간다? 백투더퓨쳐와 같은 시간여행? 가만... 그럼 2048년이면 내가 몇 살이지? 23년 뒤이니 70살이네? 와. 70살!
앞으로 23년 동안 나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까? 아이들은 독립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길을 가고 있으려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을까? 우리 부모님은 곁에 계시려나?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아픈 데는 없고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을까? 남편은 어떤 모습으로 내 옆에 있을까? 집에 오는 내내 23년 동안 일어날법한 일들을 떠올려본다. 아직 오지 않은 그 시간과 많은 가능성들에 대해... 한편으로 기대되고 또 한편으론 두려운 아직 오지 않은 그 시간의 불확실성에 대해... 나의 시간이자 우리의 시간에 대해...
핸드폰에 2048년 6월 26일 20시 20분을 저장한다. 의미는 없다. 그냥 나의 엉뚱한 상상에 대한 답이랄까. 만약 그날까지 내가 살아가고 이곳에서 글을 쓰고 있다면 이 이야기로 또 한 편의 글을 써야겠다. 23년 전에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나에겐 그런 시간이 있었다고. 두렵고 궁금했지만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 23년의 시간에 대해. 그 시간을 스쳐간 나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