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화담숲!

화담채도 있어요.

by 꿈꾸는나비

나는 집순이다.

나는 집이 제일 좋다.

그래도 꼭 필요할 때 외출을 한다.



# 곤지암 화담숲

접근성 ●●●○○

만족도 ●●●●●

혼잡도 ●●○○○

재방문의사 ●●●●●


드디어 화담숲을 갔다. 5월에 가자고 약속했던 친구와의 약속을 살짝 당겨 다녀왔다. 친구는 이번에도 나를 위해 운전을 해주었다. 화담숲 가는 길, 친구는 화담숲이 세 번째라며 지난 화담숲 방문담을 들려주었다. 핵심은 '여유롭고 좋았다', '그리고 내가 가면 너무 좋아할 것이다'였다. 곤지암 리조트에 위치한 화담숲은 나의 로망이었다. 아이들과 눈썰매도 타고 물놀이도 하려고 곤지암 리조트를 두 번이나 놀러 왔었지만 언제나 화담숲은 먼 곳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더운 폭염의, 너무 추운 혹한의 날씨에 아이들을 데리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고 싶던 화담숲을 드디어 가게 되었다.


화담숲은 LG 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일환으로 설립한 수목원인데 화담(和談)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뜻이다. 관람시설이자 멸종위기 동식물의 생태계 복원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 시설이기도 하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어 입장 인원수의 제한이 있으며 시간대 별로 예약이 안된 인원만큼 현장 판매도 하고 있다. 나는 전날 화담숲을 예약하며 화담채 예약도 같이 했다. 화담채는 화담숲 입구에 있는 별도의 전시 공간인데 별채/본관으로 구성되어 별채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 화담숲의 사계절과 화담숲 식물들을 볼 수 있고 본관에는 분재가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모든 것이 예술로 느껴질 만큼 하나하나에 눈이 갔다.


화담채 별관의 미디어 아트 - 본관 분재의 3D 입체 아트와 전시 - 옥상정원


화담숲에 들어서는 순간 알록달록 꽃들과 푸르른 나무들이 너무 좋았다. 수목원을 어떻게 이렇게 잘 관리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시설과 꽃, 나무들이 정말 좋았다. 역시 자본주의의 힘인가...

길가에 빼곡히 심어 있는 수선화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선화가 이렇게 이쁜 꽃이었나 싶을 정도로 노란 수선화가 푸른 잎들 사이에서 동화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화담숲 탐매원과 자작나무숲

사진과는 거리가 먼 나 조차도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온전히 사진에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날씨도 좋고 햇살도 좋고 꽃도, 나무도 모든 것이 좋았다. 나의 비염만 빼고.

어떤 물질이 나를 자극했는지 모르겠으나 양치식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연신 재채기와 눈물, 콧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내가 포자에도 알레르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재채기를 해댔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소나무 정원에 다다르며 정도가 심해졌다. 아... 송학가루... 미리 약을 챙겨 먹고 올 껄 하는 후회를 하며 가져간 티슈를 다 썼다.

화담숲 전경

각각의 테마로 구성된 화담숲을 돌면서 원 없이 꽃들과 나무를 즐겼다. 곳에 따라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비현실적인 색감에 탄성이 나오기도, 이름 모를 꽃조차도 들여다보게 되는 화담숲이었다.

화담숲을 채우는 꽃들

나이가 들면 꽃사진을 찍는다던데 나도 이제 그런 나이가 됐나 싶다. 예전엔 느끼지 못하던 꽃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경이로움이 내 마음을 채우는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의 화담숲은 너무 좋았다고 만족했다. 복직을 앞둔 친구와 다시 이런 외출 약속을 잡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친구는 휴직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마음의 상처는 아물기 바라는 게 아니라 그냥 덧나지 않게 노력하는 거라고 했다.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고, 아픈 사람에게 아프지 말라고, 울고 싶은 사람에게 울지 말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시사철 다른 모습이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는 화담숲을 보여준 친구에게 나는 화담숲 같은 친구가 돼주겠노라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의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라며 나는 친구 이야기를 다 들어주었다. 중간중간 눈물과 콧물이 계속 나왔지만 나는 그냥 비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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