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첫차를 구입한 건 2009년 큰아이가 태어나던 해였다. 나의 첫차는 i30cw로 내가 처음 개발에 참여한 차이기도 했다. 신입 딱지를 떼고 차량해석자로 처음 맡은 것이 프로젝트명 FD , i30였다. 처음의 특별한 의미를 담아 나의 첫차가 되어 우리 딸과 같이 나이를 먹어갔다. 첫아이를 출산하러 가던 때도, 아이를 카시트에 담아 처음 집으로 돌아올 때도, 둘째의 출산 때도, 두아이를 카시트에 태워 여행을 다닐때도, 여러해 계속된 병원행에도, 크고 작은 우리 가족의 매 순간순간을 함께한 특별한 존재였다. 비록 그 시간 동안 57000km 밖에 달리지 못하고 주차장 주차신세였지만 말이다.
우리는 가족의 추억을 남겨달라는 의미로 이 차에 '추남이'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 오랜 연식과 나보다 더 커버린 아이들로 공간이 좁아지자 나는 차를 바꿀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주에 두 번째 차를 맞이했다. 2009년과 2025년, 16년 사이 기술의 변화를 체감하며 세상 많이 좋아졌구나 싶었다. 아날로그 계기판이 디지털 와이드 디스플레이로, 버튼식 편의장치가 터치식으로, 스틱형 변속장치가 다이얼로, 거기에 각종 주행 보조 시스템들은 2009년형 차에 익숙한 나에게 기술의 진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최첨단 장치였다. 차량 매뉴얼을 정독하며 사용법을 익혀야 할 정도로 낯설고 복잡했다.
아이들은 새로 산 차를 타보며 감탄했다. 예전 차의 좁고 불편함, 덜컹이는 승차감과 비교하며 새 차에 만족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추남이를 걱정했다.
"그럼 이제 우리 추남이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이제 이 친구가 새로운 추남이가 되는 거지 뭐... 음..."
나는 다음 달에 우리의 소중한 추억이 묻어 있는 차를 폐차할 계획이다. 더 달리게 하는건 이 친구에게도 미안한 일이다.
추남아...그동안 사고 한번 없이 우리와 함께 해줘서 고마웠다. 뒷좌석 바구니 카시트에서, 그리고 이제는 다리뻗기도 어려워진 두 아이의 울고 웃던 그 순간들을 지켜줘서 고맙다. 우리 부부의 첫차로 우리의 여정을 함께해줘서 고마웠다. 우리의 추억 안에 너도 있었다. 미안하지만 이제 너는 과거의 추억으로 남기려고. 영원히 너를 잊지않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