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의 거리

by 꿈꾸는나비

토요일 아침, 단톡방에 지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올라왔다. 왜 그 순간 나는 고민했을까?

'가야 되나?'

얼마 전 또 다른 지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는 '아이고, 갑자기 돌아가셨구나. 장례식장이 어디지?'가 나의 첫 반응이었는데 말이다. 그날이 평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 시간 반을 달려 짧은 조문과 서운해하지 않을 조의금을 전달하고 음료 한잔만 마시고 돌아왔건만.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며 내가 왜 고민하는지를 또 고민하게 된다. 안타깝지 않은 부고가 어디 있겠는가. 나는 돌아가신 분과 일면식도 없지만 돌아가신 분이 아닌 지인을 위로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왜 나는 선뜻 '어디지? 가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걸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다양한 요소들로 맺어져 있다. 친밀감, 호감, 편안함, 소중함, 익숙함, 당연함, 만남의 계기, 쌓인 시간과 정 등등 다양한 요소들이 각각의 가중치를 가지고 총합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그 합이 얼마가 돼야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게 되는 걸까? 누군가의 대소사가 내일처럼 느껴지고 또 누군가의 소식은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는 건 그 합이 달라서일까?


결국 가야겠다는 마음까지 다다르지 못해 조의금만 보내야겠다 했는데 '얼마를 해야 하지?'가 또 따라온다. '이 정도면 되겠지'하는 조의금을 보내고 나서야 나는 그 지인의 연락처조차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체 우리는 어떤 사이인 걸까. 조의금은 보내지만 굳이 장례식장까지는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사이? 온전히 내가 만든 우리 사이의 거리가 결정된다. 그 사람에게도 그 사람이 만든 우리 사이의 거리가 존재하겠지. 이런 거리를 각자 만들었다고 마음 상해하지 않는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다. 저는 그런데, 당신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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