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보인 숫자

by 꿈꾸는나비

아침을 먹으며 남편에게 꿈얘기를 했다.

"여보, 어제 자는데 내가 차를 몰고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있었거든. 근데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완전히 멈추지 않는 거야. 슬금슬금 계속 내려가더니 앞차를 내가 박았지 뭐야. 그래서 차에서 내려 앞차 운전자 확인하고 내가 운전자한테 내 전화 번화를 불러줬거든. 근데 그 운전자가 종이에다 내 번호를 쓰더라고. 다 적고 내가 맞나 확인하는데 내가 불러준 전화번호가 아니라 엉뚱한 번호를 써놨더라고. 그래서 내가 내 전화번호 아니라고 했는데도 그냥 가더라고. 그런데.."

"잠깐!, 그 번호 기억나? 꿈에서 본 번호."

"응, 2랑 3이 있었고 1이랑 4, 7도 있었던 거 같은데?"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편은 종이에다 그 번호를 적었다.

"복권 사야겠네. 로또번호 아니야?"

"뭐? 아니야, 무슨 복권이야. 로또번호인가? 조상님이 나 도와주려나? 당신이 내 꿈 살래?"

"아니, 안 사."

이렇게 둘이 웃어넘기며 꿈얘기는 끝이 났다. 이 이야기가 금요일 아침이었고 토요일 오후가 돼서 나는 괜히 이 꿈이 떠올랐다. 벌써 꿈은 가물가물 했지만 남편이 종이에 적어둔 덕에 그 번호들이 남아 있었다. 생전 로또를 사본적 없던 나는 아무래도 이건 그냥 넘길 수 없단 생각에 홀린 듯 로또 판매점에 가서 로또를 샀다. 문제는 꿈에서 본 번호들이 중복되서 일렬로 죽 나열되어 있었는데 1부터 45번까지의 숫자 중 꿈에서 본 번호의 조합이 너무 많았다. 한참을 고민하여 5개의 번호 조합으로 오천 원어치 복권을 샀다.


저녁을 먹으며 가족들에게 꿈얘기와 내가 복권을 샀단 얘기를 했다.

"진짜로? 복권을 샀어?"

가족들의 반응에 나도 내가 웃겼지만 그래도 그냥 꿈이 아까워 샀다고 말했다. 드디어 복권당첨시간. 떨리는 맘과 기대하는 맘으로 당첨 번호를 맞춰봤다.

"와! 나 번호 세개 맞았어."

"진짜? 그럼 5등 5천원이네."

"아 그래? 3개 맞으면 5등이야? 와 진짜 너무 신기하다. 어떻게 꿈에서 본 숫자가 3개나 맞았지? 아 2랑 3이 나온게 32였었나봐. 아 아쉬워."


숫자를 맞추고 나서도 뭔가 홀린듯한 기분과 아쉬운 기분이 교차했다.

'아, 하나만 더 맞았더라면. 아, 꿈에서 번호 잘 보고 기억해둘걸.'


복권을 조심히 보관하고 오늘 아침 복권판매점에서 만원으로 교환했다. 기분이 묘했다. 이런 행운이 나에게 또 올까?


조상님! 제가 그게 로또 번호인줄 몰랐는데 저한테 한번 더 기회를 주실 수는 없을까요?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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