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OO이 축구 그만뒀데요."
"뭐? 왜 그만뒀데?
"포지션이 센터백인데 키도 작고 왜소해서 결국 팀에서 방출됐데요."
"아... 그랬구나. 7년을 축구했는데 너무 아쉽겠다."
"근데 OO 이는 오히려 잘됐데요.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의 유치원 친구 이야기였다.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고 지금은 같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축구에 두각을 나타내어 얼마 전까지 지역 FC 유소년 축구단에 있었는데 그만두게 되었단다.
이 친구는 우리 아들과 7살 때 같이 축구클럽을 다녔었다. 7살 남자아이들의 필수 코스처럼 같은 유치원에 다니던 7명의 남자아이들이 함께 팀을 꾸려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함께 축구를 했었다. 이 친구를 내가 지금도 기억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떤 아이들보다 축구를 잘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축구클럽에서 대회가 있었는데 그때 경기를 본 모든 사람들이 이 친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축구공 컨트롤을 얼마나 잘하던지 아이가 드리블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감탄할 정도였다. 빠르기는 또 얼마나 빠른지 또래 아이들이 쫓아가지 못할 정도이고 슈팅이 정확하고 강해서 아무도 막지 못했었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사인 미리 받아두자며 농담도 했을 정도였다. 워낙 축구를 잘하다 보니 유소년 선수반에 들어가서 초등학교 내내 따로 훈련을 했었었다. 축구선수를 꿈꾸던 아이가 축구를 그만뒀다는 소식은 꽤나 충격이었다. 운동선수들이 겪는 냉혹한 현실을 느낀다.
얼마 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있었다. 46명의 농구선수가 트래프트에 참여하여 단 26명의 선수만이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가 되었다. 선택받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은, 그리고 드래프트조차 참여하지 못한 많은 농구선수들은 그렇게 프로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어릴 적 나의 꿈은 전투기 조종사였다. 수능을 본 당일 저녁, 공군사관학교에서 나의 수능 예상점수를 듣고 불합격을 통보했다. 27년 전 그날을 기억할 만큼 나에게는 큰 상실의 순간이었다. 그 이후로도 내가 꿈꾸던 모든 나의 꿈들은 펼쳐지지 못한 채 마음 한구석에 실패와 경험 그리고 아쉬움이란 이름으로 쌓여 있다.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좌절하고 절망하지 말자. 적어도 우리에겐 꿈을 위해 도전한 값진 용기와 경험이 있지 않은가. 새로운 기회를 얻었으니 우리는 더 단단한 마음으로 또 다른 꿈을 꾸면 된다. 꿈을 이루었다고 모든 것이 끝나겠는가? 꿈이란 건 그런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의 도전을 시험하는, 형태도 무게도 가늠할 수 없으면서 우리 삶의 나침판 역할을 하는, 꿈을 이루던 못 이루던 다시 꿀 수밖에 없는. 하나의 꿈이 우리 인생 단 하나의 목표일리 없다. 꿈은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다. 그러니 계속 꿈을 꾸며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