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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비 Dec 24. 2022

혹시 도시락 세대세요?

중학생이 들려주는 중학생활 이야기

* 이 글은 꿈꾸는 나비님의 딸 꿈꾸는 애벌레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흔히 말해 요즘 학교의 급식은 정말 잘 나온다. 물론 개개인의 취향과 학교의 식단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즘 학교의 급식 사진을 보면 공통적으로 감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재학 중인 학교의 경우만 보더라도 치킨이나 피자 같은 집에서도 자주 못 먹는 음식부터 한식을 비롯해 양식, 중식, 일식이 골고루 제공된다. 또 붕어빵, 케이크, 마카롱 같은 각종 디저트와 과일주스, 탄산음료 등은 학생들에게도 정말 인기 많은 메뉴이다. 현재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으로서 특식이 나오는 수요일 말고도 매일매일의 급식이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항상 맛있는 급식이 나온다고 할머니께 자랑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할머니는 '요즘은 학교에서 이런 것도 나오니? 역시 세상이 참 좋아졌구나.'라고 하셨다. 나는 그때 할머니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얼마 전 학교 사회시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때는 사회변동과 관련된 수업이었는데 30대이신 사회선생님은 자신이 도시락 세대라고 소개하시며 무상급식을 대표적인 사회 변동의 예로 들어주셨다.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해주는 지금과 달리 매일 집에서 도시락을 싸갔던 그 당시, 학생이었던 선생님이 멸치와 김치만 반찬으로 싸준 엄마에게 소리 지르며 화냈다는 이야기는 우리 반 친구들이 잠시나마 급식의 소중함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어떻게 보면 나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되는 급식을 별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당연히 우리 같이 성장하는 아이들이 누려할 부분이라고, 학생들의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무상급식이라는 한 부분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는지 잘 모르는 학생들의 생각이다. 나는 오늘날 학교가 무상급식 제도로 바뀔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흔히 도시락 세대라고 부르는 이들이 목소리를 내었고 그들의 손녀, 자녀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렸다는 것은 급식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쉽게 느낄 수 있다. 사실 몇몇 학생들은 학교에 와서 급식을 먹는 건지 급식을 먹으려고 학교에 오는 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하루 종일 수업시간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멍을 때리다가도 급식시간이 되면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그릇씩 비워내는 내 친구들을 보며 나는 그들에게 급식은 그 이상의 의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학생들에게 더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도시락 세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중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며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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