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 나만 몰랐어, 복수 표준어!

이것도 표준어래요~

by 꿈꾸는나비

무심코 지나친 소중한 것들을 오늘은 알고 싶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우리말 고운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우리가 쓰는 표준어 중 표기가 다른 말을 허용해 주는 '복수 표준어'에 대해 소개해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하 라디오 내용--

고개나 허리를 자꾸 가볍게 구푸렸다 펴다, 남의 비위를 맞추느라고 자꾸 비굴하게 행동하는 걸 두고 '굽실거리다' 혹은 '굽실대다'라고 이야기합니다. 2014년 이전까진 '굽신거리다'는 비표준어였지만 국립국어원에서 '굽신'을 복수표준어로 인정하면서, 굽신거리다, 굽실대다, 굽신하다, 굽신굽신 등 굽신이 들어간 단어들 모두 표준어가 된 것이죠. 이와 비슷한 사례로 삐지다 삐치다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성나거나 못마땅해서 마음이 토라지다의 뜻으로 삐치다만 맞고 삐지다는 표준어가 아니었는데 2014년 심의를 거쳐 삐지다 역시 복수 표준어가 된 것이죠. 이외에 눈언저리의 두두룩한 곳을 뜻하는 눈두덩과 눈두덩이, 얼굴 신경 마비 증상. 입과 눈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병을 가리키는 구안와사와 구안괘사,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작장초와 초장초도 같은 해 모두 복수 표준어로 인정됐습니다.

------------------------


라디오를 듣으며 복수 표준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복수 표준어 중에는 '자장면'과 '짜장면'이 있죠. 원래 표준어는 '자장면'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짜장면'으로 사용하면서 표준어로 허용하게 된 것입니다. 표준어의 지정은 국립국어원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쉽고 편한 우리말 가꾸기를 위한 과제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국어를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있도록 하며 세월에 따라 변하는 언어의 현실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치는데 복수 표준어가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내가 몰랐던 복수 표준어를 찾아보았습니다. 설마... 나만 몰랐나 싶을 정도로 허용된 복수 표준어가 많이 있었습니다.


표준어 - 복수 표준어

2011년 39 항목

간질이다 - 간지럽히다

남우세스럽다 - 남사스럽다

목물 - 등물

만날 - 맨날

묏자리 - 묫자리

복사뼈 - 복숭아뼈

세간 - 세간살이

쌉싸래하다 - 쌉싸름하다

고운대 - 토란대

허섭스레기 - 허접쓰레기

토담 - 흙담

~기에 - ~길래

괴발개발 - 개발새발

날개 - 나래

냄새 - 내음

눈초리 - 눈꼬리

떨어뜨리다 - 떨구다

뜰 - 뜨락

먹을거리 - 먹거리

메우다 - 메꾸다

손자(孫子) - 손주

어수룩하다 - 어리숙하다

연방 - 연신

힁허케 - 휭하니

거치적거리다 - 걸리적거리다

끼적거리다 - 끄적거리다

두루뭉술하다 - 두리뭉실하다

맨송맨송 - 맨숭맨숭/맹숭맹숭

바동바동 - 바둥바둥

새치름하다 - 새초롬하다

아옹다옹 - 아웅다웅

야멸치다 - 야멸차다

오순도순 - 오손도손

찌뿌듯하다 - 찌뿌둥하다

치근거리다 - 추근거리다

태껸 - 택견

품세 - 품새

자장면 - 짜장면


2014년 13 항목

구안괘사 - 구안와사

굽실 - 굽신

눈두덩 - 눈두덩이

삐치다 - 삐지다

작장초 - 초장초

개개다 - 개기다

꾀다 - 꼬시다

장난감 - 놀잇감

딴죽 - 딴지

사그라지다 - 사그라들다

섬뜩 - 섬찟

속병 - 속앓이

허접스럽다 - 허접하다


2015년 11 항목

마을 - 마실

예쁘다 - 이쁘다

차지다 - 찰지다

고 싶다 - -고프다-

가오리연 - 꼬리연

의논 - 의론

이키 - 이크

잎사귀 - 잎새

푸르다 - 푸르르다

마/마라/마요 - 말아/말아라/말아요

노라네/동그라네/조그마네 - 노랗네/동그랗네/조그맣네


2016년 6 항목

거방지다 - 걸판지다

건울음 - 겉울음

까다롭다 - 까탈스럽다

실몽당이 - 실뭉치

에는 - 엘랑

주책없다 - 주책이다


국립국어원은 1988년 표준어 규정을 고시한 이후, 2011년에 처음으로 39 항목을 복수 표준어로 추가하고(문서상 39 항목인데 실제 38 항목만 표기되어 있음...), 2014년에는 13 항목이, 2015년에는 11 항목, 2015년에는 6 항목의 복수 표준어를 발표하였습니다. 우리가 말을 하며 글을 쓰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알고 쓰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말은 우리의 시대와 정서를 반영하고 다수에 의해 전달하기 쉬운, 주고받기 편한 말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말들이 표준어로 추가될까요? 우리가 쓰는 말에 의해 표준어의 개정이 이루어짐에 책임감을 느끼고 국립국어원에서 지향하는 '쉬운 우리말, 편한 우리말, 나아가서는 품위 있는 우리말'을 되새겨봅니다. 그래서 오늘의 검색어는 '복수표준어'입니다.

더 많은 우리말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https://www.korean.go.kr/front/main.do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의자왕에게 삼천궁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