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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름달 Nov 21. 2019

1. 사소한 빛

사소한 빛


'나는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인가 봐...'


연이은 실패로 인해 자존감이 바닥을 칠 무렵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떠난 여행 역시 내내 우울했다.


그렇게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나는 무심코 창밖을 바라봤다.

온통 어둠뿐인 세상은 마치 나의 마음과 같았다.

끝 모를 좌절감에 내 마음도 바닥을 칠 때쯤 비행기도 천천히 착륙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내 눈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둠을 밝히는 작은 불빛들.

보잘것없는 그 빛들이 모여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너무 작고 사소해, 특별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저 반짝이고 있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빛나고 있는 건 아닐까?’

‘너무 사소해 보이지만 결국 저 불빛처럼 내 역할이 있진 않을까?’


‘그래. 난 바다를 밝히는 커다란 등대는 아닐지 몰라. 

어쩌면 수많은 불빛들에 섞여 구분조차 할 수 없는 작은 존재일지도 몰라. 

그러나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이 될 수 있진 않을까?’


작은 깨달음은 마음 속 어둠을 서서히 밀어내고 있었다.


비록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작은 말 한마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누군가는 나의 말 한마디에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그래. 나는 그대로 빛나는 사람이다.

그래. 나는 그 자체로 쓸모 있는 사람이다.

그래. 나는 그렇게 사소하고, 따스하게 위로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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