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표름달 Dec 18. 2019

열심의 결과는 무기력?

그저 조금 더 잘해보려고 했을 뿐

열심의 결과는 무기력?

<그저 조금 더 잘해보려고 했을 뿐>



무기력증에 걸린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마도 열심히 살았던 사람의 유형일 것이다.

특히나 분명히 평소에 부지런히 살았던 것 같은데

갑자기 무기력해지면서 동시에 게을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더욱이 견디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무기력은 평소 게으름이 몸에 배어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태생이 게으른 사람들은 평소에도 노력의 결과에 큰 거절 감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다르다.

열심을 다해 쌓아놓은 성과가 우르르 무너지는 순간 무기력에 나락에 빠지고 말 것이다.

좀 더 잘해보려고 했을 뿐인데

죄명이 있다면 그저 열심히 노력한 것일 뿐.


나는 무기력이라는 지독한 병에서 조금은 벗어나려고 할 때 즈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동안 노력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해 느낀 거절감.

나는 실패자. 세상에서 낙오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 생각이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었던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열심을 다해 노력했던 과정들 까지 송두리째 부정을 해 버리는 격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그동안 공들이고 시간을 들였던 노력은 결코 없던 일이 될 순 없는 것이었다.

그 쓰디 쓴 실패의 고배를 한 잔 딱 들이켜고.

이미 내가 노력으로 일궈놓은 몇 퍼센트를 다시 붙잡기로 했다.


분명히 처음 시작했을 때와는 다를 것 이다.

시간이 조금 단축이 된다든지

그래도 한 번 해봤다고 노하우가 생겼다든지

분명히 그 노력들 속에 아주 작은 변화는 있었을 것이다.


그저 좀 더 잘해보고 싶었을 마음을

열심히 노력하고 쏟아부은 시간들을 

통째로 부정할 필요는 없다.

결과가 나쁜것일 뿐

내 노력이 나쁜 건 아니다.




작가의 이전글 2. 나는 얼마짜리 사람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