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타분해서 죄송합니다.
영어가 짧다. 한국어도 그리 잘하진 못한다. 주저리주저리 브런치에 쓰는 글도 썼다 지웠다 한다.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너무 뻔한 것을 지루하게 올릴까 그렇다. 그럴 때면 다들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해 브런치 나우에 들어간다. 좋은 글이 보인다. 라이킷을 누른다. 최대한 답변을 고민해 달아 본다. 글 자체로 이미 확신이 넘치거나 이미 많은 댓글이 달려있거나 업체이거나 하면 달지 않기도 한다. 가끔 내가 오지랖을 부렸나 싶을 때는 답변을 달았다 지우기도 한다. 이번에 그랬다.
방금 올라온 포스팅이 좋아 글 쓴 분의 다른 포스팅도 읽고 있을 때였다.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는 격언들을 소개해주셨는데, 외국의 유명인이 한 말을 영어로 올려주셨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어가셨다. 여기서 문제는 유명인의 격언에 대한 우리말 번역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글을 쓰신 분의 생각을 통해 대충 어떤 말이었을지 유추하는 정도만 가능했다. 나는 일일이 검색해 번역문을 보아야만 했다. 이러기 전까진 글 쓴 분의 생각마저 바로 와닿기가 어려웠다. 답답했다.
재밌는 건 영어권 국가도 아닌 프랑스 유명 문인의 격언조차 영어였다. 프랑스어도 아니고 영어라. 원어를 상징적으로 적었다고 하기에도 말이 되지 않았다. 그냥 영어가 쓰고 싶으셨던 걸까? 프랑스어를 아름답게 구사했다 평가받는 유명 문인은 어째서 격언조차 독자가 쓰는 표준어*도 아닌 영어로 옮겨져야 할까. 문제는 글 쓴 분이 쓰신 영어 격언조차 특정 단어가 아예 빠져있었다. 영어로 워낙 많이 돌아다니는 문구라 알 수 있던 일이다.
글을 쓰는 사람일수록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아마도 새로운 눈이란 칭찬하는 눈일 수도 있겠다. 비평하는 것은 너무나 쉬우니 말이다. 그럼에도 자꾸만 서글퍼져서 이 글을 쓰게 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글을 선보이는 분들마저 이런다면 정말 영어가 공용어가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싶어 무섭기도 하다.
노랫말부터 영어가 뒤죽박죽 섞인 세월이 제법 흘렀다. 우리는 그것을 따라 부른다. 부르면 부를수록 익숙해진다. 이미 영어가 우리의 일부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일부로라도 거부해보고 싶다. 객기일 수도 있겠지만 가수 이적 같은 작사의 고수들은 정작 영어를 한 마디도 쓰지 않지 않냐며 못할수록 밖에서 찾는 거라 반문하고 싶다. (이적의 노래로는 '당연한 것들'을 추천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다며 하찮게 보고 있을까?)
해변가의 모래알처럼 우리말의 단어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우리말부터 새롭게 보는 습관이 필요할 때다.
*모국어(母國語)라는 단어를 '표준어'로 바꿨다.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다문화시대에 걸맞지 않은 표현 같았다. 혹시라도 불편하신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하다. (25. 6. 2. 표류자차)
https://youtu.be/2QRfYuTZ4Iw?si=ZxQsHQv88iSxv2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