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그냥 되는 것은 없다.

by Yolo On
신발 한 켤레도 익숙해지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


하물며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욱더 그러하다. 그리고 늘 보는 가족이라도 그냥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 간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은 필요하다.


요즘 11살 딸아이와의 데이트는 친구가 몸이 아프거나, 여행을 갔을 때가 아님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 호사이다. 그렇게해서 지난 화창한 주말, 친구가 아파서 놀 사람이 없다며 뜻하지 않게 딸아이와 주말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공평함은 필요하다.

미술관을 좋아하는 나와 놀이동산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서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가자고 우기다가 공평하게 동물원을 가기로 했다. 딸아이가 세 살 때까지 홈대디가 되어 생활할 때, 가장 많이 데려온 곳이 이곳 과천 현대미술관과 서울동물원이다. 딸아이의 조기 교육이나 '이 지구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거창한 가르침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답답했던 내가 바람을 쐬러 왔던 곳일 뿐이다.



동물을 보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와 딸아이는 참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고 삶에 대한 진지한 얘기나 앞으로 꿈에 대한 머리 아픈 얘기는 하지 않는다. 참~ 쓸데없는 얘기뿐이다. 그래서 종종 사람이 많은 곳에서 딸아이와 얘기를 하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때가 있다. 보기에는 아빠와 딸인데 대화 수준은 전혀 부녀지간이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가령 이런 류의 대화 때문인 것 같다.

"아빠! 내가 리프트를 타고 가다가 아빠 아이폰을 떨어트리면 어쩔 거야?"

"뭐 어째 새로 사는 거지!"


"그럼 안 혼내고?" ^^
"어쩔 수 없는 걸 혼내서 뭐해. 그리고 세상엔 돈으로 해결되는 게 젤 쉬운 일이야"


"... 음... 그렇구나!"
"그럼 만약 내가 떨어지면?"

"음~ 그건 쫌 짜증 나지... 너 같은 애 다시 만들라면 시간이 많이 들잖아!" ㅋㅋ

"... 맞는 말이네... 그리고... 다음에 나오는 애가 엄청 못생기고 성격 나쁠 수도 있으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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