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를 위해 주세요.
아빠의 태교라는 것이 있다.
마치 작은 화분에 씨를 심고 싹이 나올 때까지 흙이 마르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 그래서 아빠의 태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엄마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야 한다.
임신한 아내는 기억력이 천재와 같다.
모든 것이 너무나 예민하고 기억력은 거의 천재에 가깝다. 그래서 아내가 임신한 기간에 아내를 서운하게 한 것이 있다면 그건 평생 잊지 않는다.
아내의 입덧은 남편에게 가장으로써의 자격을 일깨우는 것이다.
혹 아내가 한겨울에 수박이 먹고 싶다고 한다면 "그걸 어디서 구해."라며 말대꾸하지 말고 우선은 "알았어. 내가 나가서 찾아볼게."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동네 한 바퀴라도 산책 후, 편의점에서 수박바를 사서는 "미안해. 온 우주를 다 뒤졌는데 이것뿐이네."라며 웃으며 주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아내의 입덧은 반드시 그것을 먹어야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을 가장인 남편에게 확인받고 싶은 심리적 표현이다. 달이라도 따다 줄 마음을 먹어야 한다.
태교에도 유리한 성향은 있다.
아무리 운동을 좋아한다고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필드에 나가거나 운동장을 뛸 수는 없다. 그때는 산책을 하거나 구경을 다니는 정도의 가벼운 활동 외에는 할 수가 없다. 그럴 때 부부가 그림이나 음악 책과 같은 정적인 것을 좋아하면 한결 수월하고 유리하다.
그럼 내 성향에 맞는 아빠의 태교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하나, 음악을 많이 듣는다.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 음악 만한 것은 없다. 꼭 클래식을 들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엄마가 들어서 편하고 즐겁다고 느끼는 음악이라면 트로트 이건 창이건 심지어 헤비메탈이라도 상관없다. 뱃속의 아가는 엄마가 행복해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이 행복해한다.
아내의 출산 일주일 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을 지안 왕의 실황연주로 들었다.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는 아내가 유일하게 졸지 않은 음악회이자, 그 곡은 그리 자주 연주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으며, 만삭의 아내는 너무나 아름다웠었... 었... 다. (애절한 과거형이 느껴지시나요? ^^; )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하루였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무렵 다른 음악에는 그다지 반응하지 않던 딸아이가 그 곡이 흘러나오는 스피커 앞으로 조용히 다가가 귀를 기울이던 모습은 아직도 경이롭게 느껴진다. 와 우!
둘, 아내에게 책을 읽어 준다.
공기 중에서 보다 물속에서 소리가 더 잘 전달되듯이 엄마 아빠의 대화는 아기에게도 잘 들리다. 좋은 말에는 좋은 기운이 있어서 아름다운 말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 늘 아내에게 다정한 말을 많이 해주어야 한다. 대부분 그게 안되실 테니 책이라도 잃어주시라는...... ^^;;
아내가 만삭이 된 후에는 자기 전 일기를 쓰듯 아내의 볼록한 배에 손을 얹고 책을 읽는 것이 좋았다. 마치 눈앞에 있는 딸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듯한 설레는 기분이 든다. (그럴 때 설마 공포나 무협소설을 읽어주고 싶은 분은 없으시겠죠? ^^;) 이왕이면 시와 같은 운율이 아름다운 글을 읽어주면 좋다. 나는 크리스천이라 성경 중에서 특히 시편을 읽어주었다. 시편은 다윗의 신앙고백과도 같은 것으로 특히 아름다운 운율이 있어 아내를 달게 재우는데 최고의 자장가이다. 자는 아내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뼈저리게 알게 되실 것이다. ㅋㅋ
신께서는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데 아주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다정함과 친절함이면 충분하다.
태교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반드시 엄마 아빠 둘 다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 이든 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