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란 법은 없다

절망의 끝에서 길이 열렸다.

by 신형중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취업이 오래 걸려 여력이 없었습니다.


약 8개월 전, 호기롭게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여러가지 도전을 했지만 녹록치 않았고 취업을 선택했습니다. 그럼에도 쉽지 않더군요. 프리랜서 일을 했지만, 성과가 나지 않아 수익이 0원이었고요. 정규직 서류, 면접은 계속 탈락. 그렇게 모은 돈을 다 잃어갔습니다. 다음 달 월세를 걱정해야하는 상황.

생존에 대한 위기가 닥치니 욕구가 사라지더군요. 모든 행동이 생존에 집중되었습니다. 10년 넘게 해온 운동이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 되었고, 독서와 글쓰기가 정신을 부여 잡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 유명한 메슬로우의 욕구이론을 직접 깨달았습니다. 1차적 욕구가 해결 돼야 상위 욕구로 나아간다는 이론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되겠지 되겠지" 하다가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다음 달 월세 낼 돈이 없기에, 면접 볼 여유조차 사라졌습니다. 알바를 지원했습니다. 알바도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요. 쿠팡 일용직도 자리가 다 찼다고 하는. 본가로 돌아가야하나, 대출을 받아야 하나 등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 연락이 하나 왔습니다. 오후에 일을 나와줄 수 있냐고요. 이전에 지원했던 알바였습니다. 당연히 수락했고, 진짜 열심히 일했습니다. 망치로 매트 조립하는 업무였는데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그냥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근데 몸은 정직하더라고요. 다음 날 손목이..)
어쨌든 그 모습이 좋게 보였는지 내일도 나올 수 있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일주 일을 나갔습니다. 출장 업무도 지원해서 돈을 더받고 하니 월세 낼 돈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연락이 한 통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접 본 곳이었습니다. 내부 회의 끝에 짧은 경력으로 채용이 무산된 곳이었습니다. 일은 배우면 되니 믿어보겠다고요. 그렇게 신기하리만큼 일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경험이 세상을 다시 보게 하려는 하늘의 뜻이 아닐까하는.
돈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알바를 하며 작은 부분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된 것이죠. 알바 후 시킨 피자에 웃음이 나더군요.
당연한 게 당연함이 아닐 수 있구나. 멀쩡한 사지에 감사하게 되고, 누울 수 있는 집과 음식에 감사해졌습니다.

삶이란 게 별 게 없구나. 어렵다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렵고, 별 거 없다 여기면 별 게 없는 거 같아요. 욕심과 비교가 채울 수 없는 허기를 만들뿐.
이번 경험을 통해 좀 더 초연하게 살아갈 거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보단 오늘에 충실하고 소중히 여기면서요


작가의 이전글성공하는 사람들은 철학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