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키운다

싯다르타 같은 삶

by 신형중

부유한 가문 출신의 아이가 있어요.

아이는 자신의 고향에서 주어진 안락과 명예를 누리며 살 예정이었죠.

그러나 삶에 만족하지 못해요.

지혜와 경험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점점 커져가죠.

결국, 집을 떠나 방랑하는 고행자 무리를 따라나서요.

중간에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요,

부유한 상인으로 성공하며 부의 풍요를 느끼기도 해요.

그러나 결국 모두 공허함을 느끼죠.

결국, 뱃사공 바수데바와 함께 강가에서 조용히 지내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요.

강이 모든 걸 말해준다면서요.

그 주인공이 싯다르타에요.

지혜를 찾아 헤매던 싯다르타가 진정한 깨달음은 남이 아닌, 자신에게서 온다는 걸 깨달은 거죠.

저는 이 강이 결국 스스로를 뜻한다고 생각해요.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모든 걸 깨닫는 거죠.

저도 한때, 멘토를 갈망했어요. 수백 권의 책을 읽으며 길을 찾으려 했어요. 유튜브의 성공한 사람들 영상은 죄다 봤고요. 그렇게 부를 꿈꾸며 열심히 살았어요.

그렇게 열심히 사니, 실제 멘토를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분은 모두가 꿈꾸는 조용한 부자였어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면서, 여러 사업을 운영하셨죠. 삼성가와 연줄이 있을 정도로 실력 있는 분이에요.

그런 분이 저를 왜 만나냐고요?

저도 몰라요.

그냥 만나면 마음이 편하대요.

잘은 모르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나 봐요.

한 예로, 고해성사를 보던 중, 신부님이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셨어요. 그렇게 끝나고 대화를 했고, 이전에는 한 번도 없던 일이라며 신기해하셨어요.

또 하버드 MBA를 나오시고 글로벌 사업을 하시는 분이 있어요. 우연히 그분과 만나게 되었죠. 본인도 이 만남을 신기해하셨어요. 내가 본인을 끌어당겼다면서요. 저보고 잘 될 운명이라더군요.

외에도 카이스트를 나오고 유명한 기업에 다니시는 분이 제 미래가 궁금하다고 하셨어요.

번호를 주면서 꼭 보자고 하시더군요.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그 멘토 분을 본받기로 했어요.

그분을 보며 더 열심히 살고자 다짐했죠.

어느 날, 갑자기 저에게 그러더군요. 당분간 못 볼 거 같다고.

건강이 안 좋으신 건 알고 있었어요. 수술해야 되는 것도요. 그러나 바빠서 계속 미루셨어요. 의사가 더는 미루면 안 된다고 해서 결국 미국에 가신다고 하더군요. 조용하게 살아도, 워낙 찾는 사람이 많아 입국과 돌아오는 날도 비밀로 하셨어요.

그렇게 한 달쯤 지나 문뜩 소식이 궁금해졌어요. 문자 한 통 남겼죠. 잘 지내고 계시는지 같은 안부 문자를요.

답이 없더군요. 사실 원래도 갑자기 전화 와서, 이날 시간 돼요?(항상 존댓말 쓰심) 그럼 그날 어디서 봐요~ 하고 끊으시는 터라 그러려니 했죠. 워낙 바쁘시기도 하고요.

그러다 며칠 뒤, 멘토님 이름으로 문자가 오더군요. 반갑게 문자를 열었죠.

부고 알림

머리가 멍해지더군요.

진짜 열심히 사시던 분인데,

그럼에도 힘든 사람들 돕겠다고 늘 애쓰시던 분인데,

이룰 거 다 이뤄서 즐기면 되는 사람인데. 그럴 자격이 차고도 넘치는데.

'삶이란 무얼까'

'죽음이란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죠.

세상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분처럼 되고 싶었는데.

모두의 존경을 받고, 누구도 부러워할 삶인데.

한 줌의 흙이 되어 돌아가는구나.

이게 삶이구나.

그럼에도 잘 살고자 하는 욕구는 남아있었어요.

서울에서 꿈을 펼치고자 상경했죠.

근데 생각보다 취업이 안 되더군요. 그래도 인복 있는 사람답게, 많은 이들을 만났어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며 배워갔어요.

또, 우여곡절 끝에 헤드헌터 업무를 얻었어요. 그런데 프리랜서로 성과 100%라 부담이 있었어요.

미래가 불투명하니, 정규 취업 준비도 병행했고요.

그랬더니 이도 저도 안 되더군요.

결국 4개월간 수입 0원, 모아놓은 돈은 떨어져갔어요.

이후 취업 준비에 올인 했지만, 그마저도 안됐고요.

결국 다음 달 월세를 낼 돈도 없어졌어요.

마지막 취업 준비라 생각하고 이력서를 넣었죠. 그리고 알바를 지원했어요.

쿠팡도 지원했는데 떨어지더라고요? 인원이 다 찼다고요.

돈이 없음의 불안과, 여러 실패들로 삶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죠.

그래도 살기 위해 악착같이 버텼어요.

정신을 부여잡기 위해 운동을 했고, 글을 썼어요.

그러다 연락이 오더군요.

일일알바 지원했던 곳이었어요.

오후에 나와줄 수 있냐고 해서 무조건 OK 했죠.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쓸모를 증명할 기회였으니까요.

매트 조립 업무였어요. 망치질하면서 플라스틱 매트를 조립하는 일이었어요.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했어요.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으니까요.

(그래도 몸은 정직해요. 자고 일어났더니 손목이 아프더군요.)

그 모습이 좋게 보였는지 내일도 나와줄 수 있냐고 하셨어요.

하루 알바가 일주일이 됐어요. 알바인데 출장도 가게 되었죠.

그렇게 월세가 마련됐어요. 먹고 싶지만 참아왔던 피자도 사서 이날을 축복했죠.

피자 한판에 웃음이 나다니.

또 연락이 오더군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면접 봤던 회사.

경력은 부족하지만, 성실함이 느껴져 믿어보겠다고요.

삶은 기적이에요.

모든 걸 내려놓을 때, 오히려 행운이 찾아와요.

악착같이 매달려도 안 되던 게 해탈하니 스르륵 풀려요.

이후로 어떤 두려움도, 부정의 감정도 사라졌어요.

그렇게 원하던 부, 명예도 내려놓았어요.

멘토 찾기를 그만두었고요.

모든 것에 초연해졌어요.

이제는 주변의 모두가 멘토에요.

지나가는 사람의 표정을 보며 배우고,

멀끔한 패션을 눈에 담아요.

기분 좋아지는 화법을 따라 하고요,

기분을 망치는 말을 들으며 다짐해요.

이제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요.

너는 무엇을 하고 싶니

오늘을 행복하게 살았니

그거면 충분해요.

돈이 없다고요?

저에겐 돈을 벌 수 있는 건강한 몸이 있어요.

두렵다고요?

멘토의 갑작스러운 죽음.

어제까지 사진을 올리던 젊은 사람에게 올라온 부고 소식.

잠자는 사이 심근경색으로 떠나신 친구의 아버지.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이에요.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육체가 있다는 것.

그보다 대단한 건 없어요.

우리는 누군가에겐 간절했던 오늘을 살고 있어요.

그 사실을 기억하면 못할 게 없어요.

죽음이 늘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

그렇기에 순간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

당연한 건 세상에 없다는 것.

사소함에 감사해요.

세상을 즐기면서 살아요.

우리는 이미 기적을 행하고 있어요.

오늘도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요.

그 운명이 나를 이끌어요.

저는 또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늘 밖에서 답을 찾아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이런 걸 해도 되는지 물어요.

또 부를 갈망하죠.

부질없다는 건 아니에요.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가를 되물을 뿐이에요.

정답은 내 안에 있으니까요.

운명이 이끄는 삶.

생각만해도 설레지 않나요?

함께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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