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로 빠르게 올라서기
'다재다능'
낯부끄럽지만, 나를 지칭하는 단어다.
학창시절 공부도 꽤 잘했고, 축구로 스카웃 제의까지 받았다.
여기에 게임까지. PC방 대회를 3번 나가 2번을 우승하던 사람이었다.
재능?
물론 재능도 있었다. 부정하진 않겠다.
머리가 조금 좋은 편이었다.
예로, 학교에서 영어 테스트가 있는 날이었다.
그런건 안중에도 없었다. 나와 친구들은 축구를 하러 나갔다.
점심 시간이 끝나갈 쯤 돌아오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더라.
점심부터 테스트를 진행한다 말했는데, 제대로 듣지 않았던 모양이다.
혼날만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제외되었다.
그 자리에서 테스트를 통과해버려서.
옆 짝궁이 어떻게 한 거냐고 놀라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렇다고 특출나진 않았다. 기억력이 약간 좋을 뿐이다.
어쨌든 축구와 게임 덕분에, 까칠한 성격임에도 친구가 꽤 있었다.
그 부분에 감사한다.
이 얘기가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나는 오히려 아쉽다.
한 분야에 집중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
초등학교 때, 축구 선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돌아온건 성공 확률이 얼마나 희박한지와 실패한 친구들이 어떻게 될 거 같은지였다.
중학교 땐,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다고 했다.
분명 말은 엄마에게 했는데, 다니는 학원에서 상담을 불려갔다.
프로게이머가 얼마나 힘든지 설득 당하는 자리였다.
고등학교 땐, 하고 싶은 게 딱히 없었다.
그러다 선배들이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거나 해야겠다.'
주변 친구들이 미쳤나고 했다. 공부도 잘하는 이과생이 체대라니.
선생님도 다시 잘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그럼에도 나는 결국 체대를 선택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공부를 못했다면
이 선택들에 반대가 있었을까
오히려 잘해보라고 하지 않았을까
반대로, 게임과 축구를 못했다면 어땠을까
공부에 올인했을까?
그 모습도 궁금해진다.
그래도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 인정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법칙을 터득했다.
그렇게 상위 10%는 금방 찍을 수 있었다.
늘 최고의 사람에게 배웠다.
공부를 하던 축구를 하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게임도.
전교 1등에게 공부법을 물었고 그대로 따라했다.
축구도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나와 차이점을 분석했다.
프로게미어들의 방송을 보며 내 문제점을 개선했다.
항상 그 분야 최고의 사람들과 비교하며 고쳐나갔다.
물론 주변 사람들을 통해 배우기도 했다.
그들에게 생각지 못한 창의적인 방법들이 가끔 튀어나와서였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일정한 패턴대로 움직이기에 창의성이 덜하다.
일반인은 그런걸 모르기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미안한말이지만, 그 외 대부분은 저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를 배웠다.
거울 치료 하듯, 그들을 보며 내 비효율적 습관을 버려갔다.
남들은 이 모습을 보며 재능이라 치부했다.
항상 웃어 넘겼지만, '인간은 참 보이는 것만 보는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남들이 축구 끝나고 하하호호 돌아갈 때, 머리속으로 내 플레이를 돌아보던 시간,
즐거우면 그만인 게임을, 분석하고 답을 찾아가던 노력,
이 이면이 있기에 빠른 시간 안에 가능했다.
그 중 한분야에서 상위 1%에 들어가며 방식을 터득했다.
최고의 사람들에게 배운 방식을 기반으로 내게 맞게 바꿔 나간다.
점점 익숙해질 쯤,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갔다.
물론 우여곡절이 있다. 실력이 떨어지거나, 성적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 시간을 견디고, 마침내 최적화된 방식을 찾으면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이제는 상위 0.1% 올라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난 모른다. 실천해보지 못했다.
프로게이머도, 축구선수도 직접 부딪혀 보지 못했다.
심지어 공부도 적당히 했으니.
상위 1%로 올라가면 밥은 충분히 벌어먹고 산다고 한다.
아쉽게도 게임이라는 분야는 예외였다. 당시엔 질병취급까지 받았으니.
잘 하는게 많아서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다재다능이 애매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시 말하면, 다재다능은 폴리매스다.
여러 분야를 잘하는 것에서 나오는 창의성.
이건 무한한 가능성이다. 세상에 어떤 가치를 만들지 모른다.
그걸 믿고 나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