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는 덴 이유가 있다.
얼마 전에 시작한 고립 청년 프로젝트
마케팅도 모르고 디자인 경험도 없지만, 패기로 시작했다.
그래도 나름 근거는 있었다. 인플루언서의 도움을 받는 홍보, 우리의 전문성.
그렇게 빠르게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홍보했지만, 결과는 대 실패.
왜 실패했을까.
고민해 보니,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9주 9만 원. 고립청년이 이 돈을 지불할 수 있겠는가.
물론 프로그램 자체는 훌륭하다. 1주 1만 원의 가격으로 교수님 강의 + 집단 상담+ 1:1 상담 + 향후 커리어 코칭까지.
아무리 훌륭하면 뭐 하나. 그들은 9주를 내다볼 여력이 부족하다. 애초에 9만 원과 9주의 열정이 있었으면, 이미 고립청년이 아니지 않을까..? 스스로를 팩트로 때려본다. 사실 프로그램 기획은 내가 참여한 게 아니라 억울함도 있다. 안 될 거 같음에도 1만 원의 가격도 싸다는 강고한 입장이 있었다. 처음엔 6주를 말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9주가 되어있었고.
사실 이게 강단 교육의 문제라고도 생각한다. 실무를 경험해 본 적 없이 이론에 의해 무언가를 해나가게 된다. 그러나 세상은 이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공부 잘하는 법, 살 빼는 법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공부법이 팔리고, 다이어트 광고가 판치는 게 현실이다.
조금 더 피드백해보자면, 9주 간의 여정이 필요한 이유 어필도 부족했다. 왜 9주로 구성했는지 그 안에서 무얼 배우고 나아갈 수 있는지 보단, 감정 치우친 스토리 구상이었다. 또한 고립으로서 집단 상담에 대한 부담감도 예측해 볼 수 있겠다. 왜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구성했는지를 나는 알지만, 그들은 모른다.
이건 내 문제. 그들의 입장에서 철저히 고민하지 못했다. 이상을 꿈꾼 거 같다. 아름다운 말로 써내려 같지만, 설득력은 부족했다.
만약 이런 여정을 꾸릴 거면 대상을 넓혔어야 했다. 삶에 막막함을 느낀다거나, 살고 있지만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는 청년도 많다. 직장생활을 하지만, 정작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는 이들에게도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겠다.
고립을 대상으로 할 거면, 철저히 봉사 정신으로 가는 게 맞았다고 본다. 페이백 혹은 무료 방식으로. 그렇게 데이터가 쌓여 정부 지원을 받는 방향이 이상적이다.
사실 어려운 문제다. 정부도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태동하는 학과, 학회가 해결해 보겠다니. 뭐 그럼에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
주제를 조금 벗어나지만, '고립'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다. 인간은 수천 년 간 단체생활을 해왔다. DNA적으로 공동체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다.
'그럼에도 인간이 혼자가 될 수 있다고?'
한평생을 고독하게 지냈던 니체가 그랬다. "인간은 혼자가 되어야 하지만, 완전히 혼자가 될 수 없는 존재다." 몰려다니는 인간 중, 제대로 된 인간을 본 적 없다는 그 니체도 인간은 결국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함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SNS인 거 같다. 'SNS를 통한 간접연결'. SNS로 최소한의 대화를 통해 고립감이 해소된다고 가설을 세웠다. 실제로 고립, 우울 청년들의 글이 보인다. 댓글에 힘내라는 얘기, 또 도움을 주는 이들. 그런 소통들로 고립감이 해소되고 있었다.
이런 SNS를 넘어 어떻게 직접 연결로 이끌 수 있을까. 종교도 한몫한다. 어떤 고립 청년이 교회 나가보라는 댓글에 실제로 나가고 있는 글을 보았다. 종교는 어떤 배경도 없이 온전히 그를 받아주는 곳이기에 고립의 돌파구가 되기도 한다. 실제 그 청년도 오랜만에 웃었다고 글을 올리더라. 물론 집으로 돌아오면, 급격한 우울감에 빠진다고 했지만.
글로 미루어 봤을 때,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과 존재가 세상에 어떤 의미를 주지 못한다는 좌절감이 요인으로 보인다. 취업이 어려운 환경과 그에 비해 잘 나가 보이는 이들. 그런 비교도 있고.
이 복합적인 요인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그들에게 주체성을 느끼게 해 주며, 사회 일원으로서 유능감을 주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까. 종교처럼 사람 그 자체를 인정해 줄 수 있을까. 이게 핵심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세상을 헤쳐나가는 청년들 파이팅이다.
사실 청년뿐만 아니라 중장년도 힘들어 보인다..
저희 같이 헤쳐나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