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을 하며 느낀 부모는 천륜인 건에 관하여

천륜은 끊을 수 없다

by 이돈독

부모는 천륜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증오한다.

|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자연적·본질적 관계로,

| 좋든 싫든, 가깝든 멀든 인위적으로 부정하거나 끊을 수 없는 혈연이라는 의미


하필 내 부모가 천륜 이어져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걸까?


흔히들 부모를 원망하면

이제 성인이고 각자 살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하는 사람치고


단 10원도 안 받은 사람 본 적이 거의 없다.



| 자취생활하며 주말이면

| 본가에 가 반찬을 얻어오며

| 자취하면서도 돈을 모았다고 말하는

| 위선적인 사람


| 부모님한테 용돈 한번 받은 적이 없다며

| 자수성가했다며

| 대학등록금은 다 받았던

| 철부지 사람


어쩌면 나는 그들이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위선이라도 떨 수 있는

철부지처럼 말이라도 할 수 있는 그들이


이렇게 엄마는 죽고 아빠는

연락이 끊긴 채 오로지 나 자신을

생각하며 살아가다가도 1년에 한 번

증오하는 아버지가 생각난다.


바로 연말정산이다.


그렇게 연을 끊고 사는데도

연말정산에 부양가족으로 나오는

아버지를 보며


어렸을 적의 파산, 폭행, 가난, 사기 모든

기억들이 떠오른다.


| 밝은 척 살다가도 이렇게 떠오르게

| 만드는 천륜이라고 하는 부모


남들은 손쉽게 하는 연말정산이

나에게는 아프디 아픈 기억을

꺼내게 만드는 시간이다.

| 부양가족 명단에서 아버지 이름을 지울 수 없듯이,

| 내 기억에서도 그 상처들을 지울 수 없다.


| 하지만 지워야 산다.

| 기억은 남아도, 감정은 덜어내야 산다.


다시 한번 아픈 기억들을 마음속에

집어넣고 천천히 연말정산을


하며


살아버렸다.


『불행팔이소년: 나는 이렇게 살아도 살아버렸다』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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