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들은 뼈에 새겨져 있다
나는 기억력이 좋다.
정말 좋다.
특히, 어렸을 적
학창 시절에 대한
기억이 정말 강하다.
그래서 나에게
사랑을 주었던 은사님은 지금도 감사하고
상처를 주었던 선생은 지금도 증오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제 먹은 점심
일주일 전에 먹은 점심은
생각나지 않는다.
| 사실, 나는 기억력이 좋은 것이
| 아니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기억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그만큼 상처는 물론
공포와 충격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흔히 부모님이 이혼을 하면
그 스트레스가 자녀들에게
전쟁을 겪은 것과 같은 충격을
준다고 하는데
| 나는 부모님이 이혼 재혼까지
| 더하면 5~6번이니 전쟁을 6번이나
| 겪은 셈이다.
매번 새엄마가 올 때마다 달라지는 규칙들,
아버지의 새 여자친구가 올 때마다 달라지는
인사들
늘 긴장과 스트레스였다.
| 각 여자들마다 시그니처 요리들이 있다며
| 만들어주던 만두, 미역국, 계란 프라이 등등
나에게는 그저 생존을 하기 위한 음식들이었다.
맛없던 음식도 맛있다며,
10살 인생 최고의 맛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며
먹었던 음식들의 기억은
맛이라기보다는 한이 맺힌 음식들이다.
| 살기 위해 먹었던 음식들
| 그저 기억력이 좋은 줄 알았던 나는
| 생존하기 위해 먹었던 음식들의
| 기억의 파편들이 박혀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20년 전 먹었던 맛이 없던
만두를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버렸다.
『불행팔이소년: 나는 이렇게 살아도 살아버렸다』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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