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은 잊어도, 20년 전 점심은 기억하는 이유

그날의 기억들은 뼈에 새겨져 있다

by 이돈독

나는 기억력이 좋다.

정말 좋다.


특히, 어렸을 적

학창 시절에 대한

기억이 정말 강하다.


그래서 나에게

사랑을 주었던 은사님은 지금도 감사하고

상처를 주었던 선생은 지금도 증오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제 먹은 점심

일주일 전에 먹은 점심은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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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는 기억력이 좋은 것이

| 아니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기억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그만큼 상처는 물론

공포와 충격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흔히 부모님이 이혼을 하면

그 스트레스가 자녀들에게

전쟁을 겪은 것과 같은 충격을

준다고 하는데


| 나는 부모님이 이혼 재혼까지

| 더하면 5~6번이니 전쟁을 6번이나

| 겪은 셈이다.


매번 새엄마가 올 때마다 달라지는 규칙들,

아버지의 새 여자친구가 올 때마다 달라지는

인사들


늘 긴장과 스트레스였다.


| 각 여자들마다 시그니처 요리들이 있다며

| 만들어주던 만두, 미역국, 계란 프라이 등등


나에게는 그저 생존을 하기 위한 음식들이었다.

맛없던 음식도 맛있다며,

10살 인생 최고의 맛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며


먹었던 음식들의 기억은

맛이라기보다는 한이 맺힌 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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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기 위해 먹었던 음식들

| 그저 기억력이 좋은 줄 알았던 나는


| 생존하기 위해 먹었던 음식들의

| 기억의 파편들이 박혀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20년 전 먹었던 맛이 없던

만두를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버렸다.


『불행팔이소년: 나는 이렇게 살아도 살아버렸다』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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