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적인 습관을 끊으면 어떻게 될까
나는 커피 중독자였다.
특히 베트남에 있을 때
커피에 중독됐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잔
10시에 한잔
점심 먹고 한잔
3시에 한잔
저녁 먹고 한잔
자기 전에 한잔
이렇게 하루에 6~7잔의 커피를 마시고
잠을 잘 잤다.
아니 잤다고 착각했었다.
커피를 자기 직전까지 마셔도
바로 잠드는 걸 보며
카페인에 강하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쓴 맛과 비교해
아메리카노가 달콤하다고
개똥철학을 가지고 마셨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커피 중독 습관으로 생활한 지 어느덧 8년째가
되고 나서 두드러기를 없애기 위해 치료를 받던 중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하루에 7잔을 마시고도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잠을 자는 게 아니라 그 시간에 깨어있는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쉽게 말해
몸이 이미 각성상태가 200% 이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고 각성상태 100%여도 몸이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이미 화재가 난 현장에 양초 하나를 피운다고
티가 안 나듯이 이미 몸이 화재 현장과 같다는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당장 커피를 끊어야 한다고 하셨다.
커피를 끊는 것이 힘들더라도 이러면 치료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술, 담배를 안 하는 대신 유일한 쾌락이자
친구였던 커피를 끊는다는 것이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두드러기를 고치기 위해
쾌락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게 커피를 끊기로 결심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그 결과,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몸이 마치 행주가 된 것처럼
너덜거리고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회전이 되지 않았다.
7일 차에는 숨이 답답할 정도였다.
아, 안 되겠다.
한잔만 마시자 생각했지만
꾹, 참고
8일 차 되는 날 아침
이상한 일이었다.
눈을 떴는데 머릿속이 고요하게
깨어났다.
그리고 긴장상태의 느낌이 없고
마음이 차분한 상태로 하루를 맞이했다.
그렇게 9일이 되고 90일이 되고
180일 6개월이 되었다.
8년을 마셨던 커피를 끊고
6개월을 생활한 것이다.
결과는
두드러기도 호전되고
신기할 정도로 컨디션과 피부가 좋아졌다.
물론, 가끔 사람들과 어울릴 때
피치 못하게 마실 때가 있지만
의도적으로 마시지는 않는다.
나는 여기서
내가 관행적으로, 습관적으로 하던 것들을
때때로 끊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언가 지금 내 현실, 결과가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을 때는
원인이 있을 테니,
그 원인을 바꿔보는 것이다.
원인을 바꿨는데도
결과가 동일하다면
그건 불가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원인을 바꿨는데
결과가 달라진다면
그건 가능하게 바뀌는 것이다.
26년에 목표를 정하며
무엇을 더 할까
아니라
무엇을 덜 할까
이것이 나의 목표다.
하나씩 덜어내다 보면
하니씩 더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불행을 덜어가며
살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