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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JUNG Mar 03. 2024

34년된 일본차 이야기

반일 단골 메뉴인 일본차와 한국인

제 차로 렉서스를 산지 얼마 안되었을 때, 이사를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입니다.




제가 얼마 전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는 몇군데 전문 포장이사업체의 견적을 받고 견적하는 사람과 이사 당일 오는 팀이 다른  유명 브랜드 업체들 보다는 직접 견적을 오셨고 직접 이사 당일에 본인이 현장에서 포장이사를 지휘하신다는 나이가 지긋하신 사장님의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이사 당일 1층에서 이삿짐이 차에 실리는 것을 보는 등 저도 나름 분주히 이사일을 돕고 있었습니다.  일부 귀중품들을 제 차에 싣기 위해 차를 상 주차장에 주차를 하자, 이사업체 사장님이 제 쪽으로 오시더니...


'렉서스 차 좋지요? 좋은차 잘 사셨네요' 라고 차이야기를 꺼내시더군요.

'네, 차산지 얼마 안되었지만 잘 선택한것 같습니다' 라고 대답을 드리자..  


뜻밖에 그 분은 일본차 예찬을 시작 하시더군요.  
짐을 싣기위해 직접 몰고 오신 트럭(사진)을 가르키며.. '저 트럭 뽑은지 34년 되었습니다.' 라고 하시기에,


저는 트럭 앞에 기아(KIA) 마크를 보고   '아, 기아 트럭인가보네요?'라고 묻자..

34년된 일본 트럭 (기아 로고를 달고 있다)

이 트럭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본인이 트럭 구매 당시에는 통상 브로커를 통해서 차를 사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자신의 선배가 앞으로 먹고 살 기반으로 하라며 아시아 자동차를 연결 및 소개를 해주어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 트럭을 구매했고 차를 픽업하러 광주 아시아 자동차 공장에 내려 갔었다고 합니다.

당시 공장 담당자는 일반적이지 않았던 이런 구매 케이스에 상당한 불쾌감을 보이며(자신에게 콩고물이 안떨어졌을 터이니) 트럭을 내주었는데 운전석 시트도 찢어져 있고 한눈에 봐도 하자가 있는 차를 내주더랍니다.  수없이 윗사람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그 담당자는 화를 내며 어디선가 트럭을 다시 끌고와서 가져가라 했다 합니다.

이번에 내준 차는 문제가 없어보여 그 트럭을 끌고 왔는데, 그 후 공장에서 몇번이나 연락이 오더랍니다.   

트럭 다시 가져오라고... 통상 인수서명을 하고 차를 인수해서 공장을 나서면 이미 중고차인데.. 왜 그런가 해서 알아 보니 담당자가 짜증내며 다시 내준 차는 마크는 '기아'로 붙여 놓았지만  일본에서 조립된 '완전 일제차로 공장에 샘플차로 와 있던 차'였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장님은 지난 34년간 이 100프로 일제 트럭으로 자식들 공부 다시켰고(자식들도 이 트럭을 보며 고마워 한다며) 자신이 먹고 살게 되었다며, 특히 지난 세월동안 한번도 큰 고장이 나지 않고 아직도 고속도로에선 140키로씩 잘 나간다고 무한애정을 보이시더군요.   

국산 트럭들도 여러 대 있었지만 10년 이상 견딘 차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 트럭은 아직도 이삿날엔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해서 다니신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있음에도 관리도 상당히 잘 되어있는게 한눈에 알겠더군요.

 분 말씀이 '본인도 솔직히 도로상에서 일본차가 끼어들면 잘 양보 안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사람들이 차 하나는 기가막히게 만든다는거는 인정해야한다.'  고 하더군요.

 분 왈 '일본놈(그분이 쓰신 단어 입니다^^)들이 밉지만 이미 2차 대전때에도 전투기 엔진도 만든 사람들 아닙니까?  일본의 좋고 배울점은 배워야 합니다'라고 덧붙이시더군요.


 외 독일, 일본, 한국차에 대해서 적잖은 이야기도 하셨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계시는 이야기들 일거구요.  

포인트는 그분이 직접 30여년의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는 '일제' 트럭 이겠지요.   생업의 현장에서 30여년간 든든한 발이 되어준 트럭이 일제라..

'일제는 사지도 않는다. 그리고 사지도 말아라' 라고 무조건적인 압박을 하면서도 본인에겐 편한 선택적인 반일을 외치는 내로남불 분들에겐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분들의 기준으로는 이 이삿짐센터 사장님도 애국했으려면 10년도 못쓰는 국산 트럭 사서 3번 정도 차를 바꿨어야 했나봅니다.


사장님도 말씀 중간중간 드러내시는 마음은 많은 한국인들처럼 일본을 아주 싫어 하시는  소형적인  '반일주의자' 이시더군요.   


그런 사장님이 마지막으로 제게 한마디 더 하시더군요.  

"나중에 렉서스 차 파실때 나 한테 연락하시고 나한테 팔아 주세요" 라고요.




글로벌 비즈니스에 25여년이상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 저는 무조건적인 친일이나 일본에 환장하는 사람이 아닌 글로벌 시대에 좋은 제품을 바가지 쓰지 않고 적정,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여 사고 싶은 평범한 사람일 뿐 입니다.  

다만 내로남불, 선택적 반일을 하는 사람들과는 견해가 분명히 다를 뿐 입니다.   그리고 일본차를 구매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보내는 편향되고 몰지각한 사람들과 그런 분위기를 유도하는 사회 분위기가 불쾌할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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