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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평제 May 17. 2017

그들만의 진실게임, 비포 선라이즈

사랑에 빠지는 건 하루면 충분해.




 로맨스 영화라는 게 참 재밌는 부분이 있다.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본다면 그저 그런 영화이지만 자신의 느낀 점과 자신이 겪어왔던 인생 혹은 연애관에서 빗대어 의미부여를 하고 영화를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주인공이 느끼는 그런 감정들을 하나하나 짚어내게 되고, 마치 그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로맨스 영화를 통해 나 또한 "저런 운명적인 만남을 하고 싶다, 연애하고 싶다, 혹은 언제쯤 나는 저런 연애를 할까?"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로맨스 영화를 통해 조금 더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배우기도 하고 인생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즈음은 들어본 영화일 것이다. 필자 또한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싶었기에, 작년 즈음인가?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특히나, 이 영화를 통해서는 "알아가기"라는 것이 참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해 준 다는 것이다.



낭만주의자 아메리칸 제시와 매혹적인 프랑스 여자 셀린 두 주인공의 여행의 시작으로 둘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이 영화는 불과 하루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한 남자와 여자가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영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인 영화의 내용들을 살펴본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 일수도 있다. 어떤면으로 본다면 영화가 시작됨과 끝날 때까지 "진지한 내용"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런 진지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기"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서로의 진정성을 알아간다면 "사랑에 빠지는 데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특히나, 연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즈음은 해봤을 만한 일들을 그들의 연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충분히 감정이입이 되게 한다. "진실게임"을 통해서 그들은 마치 만난 지 몇 시간 안됐지만, 그들은 연애를 막 시작한 사람들처럼 연기를 하곤 한다. 이 진실게임을 통해서 그들은 조금 더 서로에게 남자로서 혹은 여자로서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둘은 비엔나에서의 하룻밤을 꿈꿨지만, 막상 꿈이 현실로 직면했을 때 그들은 별다른 계획이 없이 무작정 눈에 들어오는 곳, 시간을 때우는 곳을 찾기 불과했지만 그들은 그런 과정 속에서도 행복했다. 오히려 서로가 더 사랑에 빠지게 되는 시간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특히나 레코드 방에서 들려오는 "Come here"이라는 가사는 유독 크게 들리고 서로의 마음속에서 외치는 소리 없는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것처럼.



 유독 그들은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를테면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이 가진 생각을 스스럼없이 서로에게 내 던지며, "나는 이런 사람이야, 이거는 싫고 저거는 이렇게 생각해."라고 말이다. 정말 서로가 진지한 만남을 생각하고, 아니 진지한 만남이라는 말도 참 웃기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아? 그래?"라고 말을 하는 게 아니고 "나는 이거는 이렇게 생각해."라고 말을 서로가 함으로써, 조금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영화에서도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다.



어느 순간 영화를 두 번 즈음 다 보았을 때쯤인가? 이상하리 만큼 영화에 대한 애착심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비포 선라이즈라는 영화는 나와는 참 닮은 구석이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밀려들어 왔기 때문일까? 

나라는 사람이 연애를 할 때는 "대화"를 참 많이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어떤면으로 본다면 지극히 재미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고리타분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대화라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셀린과도 같이 말이다. 내 생각을 참 많이도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내 생각은 너의 생각과 같아야 해라는 거라기 보단 너는 어떤 생각이야? 가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런 식의 대화를 통해 서로가 다른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를 알아가고, 같은 부분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맞아떨어진다면 조금 더 나아가 함께 그릴 수 있는 미래를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들이 참 영화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대화를 하려고, 상대방의 생각을 물어보는 게 잘못된 거구나."라고 생각이 든 적이 있다. 하지만, 두 번 즈음 보게 된 후에 든 생각은 "이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이구나."라는 답이 돌아왔다. 



조금 나의 이야기를 해본다면, 어릴 때는 여자 친구를 사귈 때는 내면보다는 외향적인 모습을 참 많이 따졌던 것 같다. "내 여자 친구는 무조건 이뻐야 해."라는 그런 철없는 생각 말이다. 내가 나이가 들수록 철이 들어갈수록 그런 생각보다는 어느 순간 이상형이라는 게, 대화가 잘 통하고 생각하는 게 이쁜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생각은 점점 자리 잡아지게 되고 어느 순간 더 운명적이거나 뭐 그런 것들을 믿게 되는 성격으로 바뀐 것 같다. 더 나아가 글을 쓰려고 하는 것 또한 내 생각들을 조금 더 공유를 하고 싶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말을 하듯이 말이다.

 


누군가를 보낸다는 것 혹은 누군가를 한참 동안 보지 못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슬픈 일이겠지만, 서로가 사랑하는 그 크기가 크다면 그 슬픔 또한 빛이 바래지게 되고, 추억거리가 되고 그들에게 가십거리가 되며 지금에서 생각을 한다면 그 사랑을 이어오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나는 믿지 않는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그런 개소리 말이다. 눈에서 멀어져도 상대방은 여전히 그 상대방일 텐데 말이다. 제시와 셀린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은 언제 만날지 혹은 못 만날지도 모르는 기약을 통해 사랑을 이어가려고 노력을 하니까 말이다. 


결론은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은 정말 짧은 시간이며, 그 짧은 시간의 사랑을 이어가는 것은 그들의 대화를 통해 그 사랑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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