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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평제 Jun 30. 2021

방금 퇴사했습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생각나는 요즘이다.

그 타이밍이라는게 무서울정도로 누군가에게는 다시는 오지않을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두번 다시 맞이하고 싶지 않은 나쁜 경험이 되기도한다. 

정말 타이밍이라는 것은 편식할 수 없는 혹은 피할 수 없는 밸런스 게임과도 같다.


2014년 11월 추운 어느 겨울


별다른 생각과 욕심없이 누군가의 추천으로 일을하게 된 나였다.

단지 미국 석사과정을 위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살면서 처음으로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던 24살.

그저 그런 아르바이트와 학교생활이 전부였던 나였지만, 어느순간 일을하게 되면서 점점 어른이 되어가고 사회생활을 배워가고 일에 대한 노하우 및 인간관계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 등 여러가지를 깨우치게 된 계기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단지 이 일은 내가 사회생활의 걸음마를 떼게된 계기가 되었지만, 그저 돈이 필요해서 뿐이었다.


"이 회사는 그냥 그저 내가 스쳐지나가는 회사 중 하나일 뿐이에요."


2017년 3월 브리즈번에서


2016년 겨울즈음에 나는 인생의 그 타이밍이라는 것에 어쩌면 처음으로 큰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미국 석사과정이 수포로 돌아갔다. 교수님의 추천으로 갈 수 있지만, 이미 석사를 따러 간 다른 사람들로 인해 내 계획이 무기한 연장이되고야 말았다.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고민에 빠진 찰나에 급작스레 호주로 떠나게되었다.

17년 1월 가족 친구 없는 호주라는 나라에 혼자 정착하게 되었다.

가족 친구들 보고싶고 외롭고 할 겨를 없이 살기 바빴다. 아니, 지금 당장에 먹고살 길이 없었다. 

그런 순간에 딱 눈에 띄는 한 회사의 채용공고. 그저 생각없이 내가 24살에 일했던 그 회사다.

이번만큼은 이 타이밍이라는게 나에게 좋은 기회로서 다가왔다. 하루라도 그 채용을 늦게 봤더라면 그때의 나는 아마 한국에 왔을지도 모르겠다.


"너는 아주 재밌는 경력을 가지고 있구나? 한국에서 일을했다니 너같은 아이는 처음봐. 재밌네."


인사팀에서 한명이 아주 느릿느릿한 말투로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한말이다.

27살의 나는 타이밍이라는 것의 양면성을 처음으로 맛보게 되었다. 좋은쪽으로도 나에게 기회가오는구나 라고말이다.


2019년 7월 부산에서


아주 스펙타클한 호주에서의 생활을 보내고왔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아시아인 어떤 애가 관리자까지하고왔다. 이 기세를 몰아 한국에서 승승장구했지만,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맞이하게 된다. 일본기업에서 일을하고있던 나였기에 불매운동의 여파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갈피를 잃었다.

큰 딜레마에 빠졌다고나 할까?


세계난민에 대해 꾸준한 지원과 봉사를 하고싶었던 나였기 때문에 이 회사를 통해서 하고싶었던게 전부였을 뿐인데. 하지만, 사회는 일본기업이라는 이유로 회사는 큰 타격을 입었고, 나 역시도 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가고자하는 길이 사람들이 싫다고하는 길이라면 그 길을 포기해야하는가 혹은 나아가야하는가?


2021년 6월 지금 이 순간.


개인적인 사정과 건강상의 이유로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 좋아하는 책도 거의 읽지도 못하고 친구들 시간 조금내서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씩 보는 정도. 

그동안 지나온 날들을 한순간에 포기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용기가 필요했고 생각이 필요했다.


"이제는 결정을 해야할 차례야. 내가 정말하고싶은게 뭔지 정해야할 때야."


계획과 플랜비 정도는 가지고 퇴사를 하지않냐고?

아니 없다. 단지 내 직감이 지금이 퇴사를 해야하는 타이밍이라고 말을 해줄 뿐이다.

퇴사를 말하고 결정하기 까지 엄청난 큰 용기가 들었던 만큼 지금 나에게는 내 인생을 위해 철저하게 휴식과 앞으로에 대한 책임감만 이 몸뚱아리를 지탱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의 내가 간절히 바라는 건 딱하나.


이 퇴사로 인해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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