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들의 생일이다.
그러고 보니 일곱 살 생일을 맞는 아이의 생일은 우리의 생일처럼 카톡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생일이 되면 카카오톡 메신저 친구들에게 내 생일임이 알려지고, 본의 아니게 내 생일은 '기프티콘 수집의 날'로 바뀌었다.
축하는 너무 고마운 일이지만, 겹치는 선물도 많고 심지어 내가 사용하지 않는 (예를 들면, 방향제 류) 선물도 굉장히 많이 들어오곤 해서
엄마나 주변 친구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어쨌든, 아이는 휴대폰도 카톡 계정도 없으므로 아이의 생일은 자동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달력에 아이 생일을 기록해두었거나 늘 아이의 생일을 외우고 있는 소수의 사람만이 축하를 건넬 수 있었다.
장기간 연락이 끊긴 사람에게도 동시다발적으로 카톡 메시지로 축하를 받곤 하는 내 생일과의 큰 차이점이었다.
일단 장문으로 친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축하가 도착했고, 이어서 할머니와 고모의 생일 축하 용돈이 내 계좌로 입금됐다.
외할머니도 전날부터 미역국을 끓여줄 거라며 소고기 국거리를 사놓았다.
태권도 사범님도 마침 하트 미역을 선물로 주셔서 오늘 아이 생일 아침에 끓여주었다.
나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증기기관차를 며칠 전에 미리 구입해서 침대 밑에 숨겨두었다가 생일 선물로 줬다.
이 정도가 조촐하지만 오롯이 아이의 생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축하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아이가 목감기로 컨디션이 안 좋다는 점이다.
딱 생일인 오늘 평소보다 졸려하고 힘도 없어서 아쉽다.
오늘 빵집에서 아이가 직접 고른 초코 케이크인데, 저기 누워있는 곰이 꼭 기운 없는 아들 같아서 짠하다.
까불고 사고 쳐도 좋으니 어서 기운 차리렴,
내 아가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