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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Nov 22. 2022

수건 가져가면 뚱뚱해짐

피티를 받고 있는 헬스장에서 공용으로 쓰는 수건에 쓰여 있는 문구다.


근 한 달간 뭐라고 쓰여있었는지도 몰랐는데 어제 우연히 보니,

ㅇㅇㅇㅇ짐
가져가면 뚱뚱해짐

이라고 ‘~짐’이라고 라임까지 맞춰서,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절반 이상이 다이어트를 위해 찾는 곳인 헬스장에서 저보다 공포스러운 경고문이 있을까.


고작 수건 한 장에 뚱뚱해진다니.




예전에 <1박 2일>막내 때 같은 팀 선배가 편집실용 슬리퍼에 ‘훔쳐가면 무좀 생김’이라고 써놨길래, 이게 뭐냐고 진짜 보기만 해도 신기 싫다고 선배들이랑 엄청 놀렸던 것 같은데. 뭔가 그에 걸맞는 정도의 경고문구다.


얼마전 담당 트레이너님이, 더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유&무산소를 결합한 고강도 인터벌로 종목을 바꾸겠다고 비장하게 선언하셨다.


헬린이 입장으로 늘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하고 있었기에,

“뭐 그러세요.”라고 심드렁하게 반응했더니,


“이건 굉장히 큰 일이라고, 저에겐 회원님의 기분이 굉장히 중요하고 나아가 좋았던 사이가 틀어질 수도 있다 “고 하셨다. (비장22)


살 빼러 온 사람 기분까지 맞춰줘야 하는 건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건 회원의 클레임으로 이어질 수 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라고 하셨다.


‘아 그렇구나... 이런 걸로 클레임을 제기할 수도 있구나.’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버핏 테스트를 하다가 힘들어서 “아 스트레스받아...”라고 혼잣말을 했었는데, 그걸 엄청 신경 쓰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힘든 운동을 시키는 게 직업인 사람인데, 상대의 기분을 봐가면서 시켜야 한다. 그리고 나는 돈을 내고 ‘제 몸뚱이를 힘들게 굴려주세요.’하는 입장이다.


참...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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