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갖는 에너지에 대하여
"너 이번 이후로 강다니엘팀이랑 다신 안 보게 될 수도 있어. 잘 생각해."
작년 ABU TV Song Festival에 한국 대표 아티스트로 강다니엘을 지목하고 출국을 확정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강다니엘이 대단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아이돌은 많지만, 전 세계는 물론 어린 세대뿐만이 아닌 전 세대가 모두 아는 아티스트는 손에 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친분이 있지 않았음에도 자신 있게 강다니엘과 ABU TV Song Festival에 가겠다고 했지만 좋은 소리는 듣지 못했다.
작년 개최지가 환경적으로 열악한 인도였고, 안무팀과 시큐리티 인원 등 10명이 넘는 인원을 낯선 곳에서 피디 혼자 통솔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두려웠다. 그럴수록 계속 말로 내뱉었다.
"나는 강다니엘 팀과 무사히, 성공적으로 인도에서 한국대표로 공연을 마칠 것이다. 참가국중에 한국 팀이 가장 돋보이게 할 것이다."
초조할 때마다 더 자주 내뱉었고, 나에게 다가와 "잘 안 될 것 같은데요.", "피디님 큰일 났는데요."라는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잘 될 거예요. 강다니엘이잖아요."를 뻔뻔하게 계속 내뱉었다.
그 결과, 무대도 성공적이었고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을 끊기지 않고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번 컴백 앨범에 다니엘이 써준 메시지.
"인도에 이어 또 뵈어 좋았습니다."
짧은 한 줄이었지만, 당시의 부정적인 말과 우려 가득한 평판 속에서 계속 나는 할 수 있다고 말로 외롭게 내뱉던 시간들이 떠올라서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컴백 후 첫 예능으로 <살림돌>에 기꺼이 출연해 준 강다니엘.
그것만으로 고마웠는데, 응원차 간 콘서트에서 우리 프로그램 얘기를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제가 컴백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하나 찍었는데요."
여기까지 듣고는 편집 피디도 나도 우리를 얘기하는 줄 모르고 듣고 있었다.
이어지는 내용은, "일상을 담은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찍었는데, 본인은 앞 뒤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보여준 일상이 정말 자신의 모습이고 팬들이 원한다는 전제하에, 원한다면 또 할 수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사실 경황이 없어서 문장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 프로그램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아티스트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인 팬들과의 콘서트에서 언급되었다는 게 한 없이 영광스러울 뿐이다.
사실 살림남을 올 초 넘겨받고 살림돌 1호로 강다니엘을 섭외하면서도, 우려스러운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강다니엘과 팬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주는 피디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땀 흘리며 운동을 할 때나, 뭔가가 정리가 잘 안 된다는 부정적인 소식이 들릴 때마다 또 엄청 내뱉었다. (누가 보면 정신 나간 여자로 봤을지도...)
콘서트 날 선물로 줄 꽃다발을 준비하며 문구를 한참 고민하다가, 스타워즈 팬인 다니엘을 떠올리며
"포스가 당신과 함께하길."이라고 요청해서 적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슨 꽃을 또 가져오셨어요." 하더니 문구를 보고 스타워즈 팬 답게 바로 빵 터지며 웃어주었다. 이제 살림남팀 상자만 봐도 젤리 챙겨 온 거 알겠다고 매니저들도 농담할 정도로 우리 프로그램을 편하게 기억하고 대해줘서 기뻤다.
그리고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강다니엘&다니티 그리고 살림돌에게도 늘 포스가 함께 하길!
May the Force be with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