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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May 08. 2024

김미경 강사의 추천사를 받게 되다

누구나 팬이 있다

피디가 되기 전부터 김미경 강사의 강의를 자연스럽게 자주 접했다. 

김미경 강사 특유의 충청도 화법과 유머가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엄청난 태몽을 지어낸(?) 김미경 강사님의 친정어머니 얘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런 기억의 파편들을 가지고 수년이 흘러 나는 예능 피디가 되었고, 팬심에 대해 다루는 프로그램인 <주접이 풍년>을 기획했다.


자연스럽게 늘 품고 있던 인물이었기에 자신있게 강사 팬 특집으로 김미경 편을 기획했고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늘 말없이 나의 편집 요청사항을 120% 반영해 편집을 도맡아주었던 한 피디가 나에게 항의를 한 것이다. 항상 고분고분하고 말 없는 이였기에 오히려 더 충격적이었다.


대뜸 내 편집실에 찾아와서 말하길, "피디님, 무슨 생각으로 김미경 편을 기획하신 거예요?"라고 성난 얼굴과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연유를 묻자, 가수도 배우도 아닌 강사 편을 무슨 생각으로 기획했으며 대체 어떤 결로 편집을 하라는 건지 논리적으로 따져 물었지만, 그 표정과 어투까지 해석하면 막말로 '그렇게 쉬우면 네가 하던가' 정도의 거친 항변이었다. 


가만히 듣다가 대답했다.

"물론 김미경 강사가 아이돌 같은 퍼포먼스를 하는 건 아니지만, 강사도 팬 있을 수 있죠. 실제로 많고요."


내 대답에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돌아갔고, 갖은 의심 속에서 녹화는 진행됐다.

'짹짹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미경 강사의 백 명이 넘는 팬들이 모여서 짹짹이 체조는 물론, 강사님의 형광펜까지 따라 사고 싶다는 팬심을 보여줬고 방송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나는 인생의 첫 책으로 '팬심'에 대해 다루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에 김미경 강사님이 추천사를 써주었으면 해서 연락을 드렸고 흔쾌히 해주시기로 했다.


첫 미팅 때도 "어유 내가 무슨 팬이 있어요~"하다가 결국 길지 않을 설득 끝에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화답해 주셨던 김미경 강사님. 인생의 첫 책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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