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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은지 피디 Jun 12. 2024

매일 글 쓰는 거? 너무 쉽지.

브런치와 남편의 동시 알람

인정하기 싫지만 등 떠밀려 살아내는 삶을 살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등 떠밀려 시작한 일 중 하나다.


내 등을 떠미는 주요(?) 주체는 남편이다.

평소 시시콜콜 연락을 잘 안 하고 사는 부부인데 문득 남편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매일 글 쓰는 것은 너무나 쉽지라고 말했다.

마지막 글을 올리고 나서 보름이 지났다.


위와 같은 내용이었다.ㅋㅋ

받고 보니 얼굴이 잠시 화끈거렸다. 


심지어 같은 날 브런치에서도 자동 알람이 왔다. 장기간 업로드를 안 하면 '글쓰기는 운동과도 같아서 근육을 기르려면 매일 써야 한다.'는 뭔가 교훈적인 알람이 오는데 이걸 보면 괜한 심술로 인해 더 쓰기 싫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모든 걸 다 떠나 일단 매일 쓰는 게 쉽다는 말은 내가 한 말이 맞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매일 브런치에 글을 써보라는 남편의 말에,

그건 너무나 껌이라는 듯, "매일 쓰는 건 너무 쉽지~"라고 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났다.


실제로 그렇다.

매일 쓰는 건 너무 쉽다. 글 쓰는 것도 너무 쉽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따지고 들자면 잘 모르겠지만, 그냥 쓰는 거라면 늘 쓸 소재가 생각나고 

일상을 살다가도 '아 이걸 글로 써야겠다.' 하는 생각이 늘 든다.

그러나 보통 귀찮음으로 시작해 어차피 큰 수요가 없는 글일 것이라는 나름의 자기 객관화의 과정을 통해 포기하게 된다.


그게 벌써 보름이 지났나 보다.

매일 쓰는 건 껌이라는 호언장담도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휘발되어 버렸고 말이다.


다시 한번 매일 쓰는 것에 대한 고됨과 가치에 대해 되새겨볼 타이밍이다.

세 치 혀로 쉽게 말할 것이 아니었다는 것도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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