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출판사 대표님으로부터 오늘 '감리'에 들어간다고 연락이 왔다.
초보 작가이자 출간이 처음인 나는 처음 들어보는 감리가 뭔지 물었고, 최종 인쇄 전에 인쇄된 색상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대표님이 설명해 주셨다.
처음 출간해 보는 작가인 탓에 기초적인 용어 질문부터 각종 해맑은 질문으로 이것저것 대표님을 귀찮게 하고 있다.
대표님의 설명에 따르면,
출간은 7월 5일에 정식으로 되고 전국 서점에서는 7월 10일쯤?(7일인가...) 배포된다고 하셨다.
다음 주에 출간 전에 따끈따끈한 책을 들고 오셔서
저자 사인을 하는 장면을 찍는다고 하시는데, 나는 카드결제 때 하는 날림 사인 외에는 사인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열심히 만들어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인 같은 거야 사실 소소한 영역이지만 첫 책이 나오기까지
열일하던 한글 파일과 낡은 노트북, 아픈 내 손목과 함께 '근데... 이게 맞나?'싶은 의구심의 나날이었다.
첫 출간의 과정을 따라가 보니 토씨 하나부터 전체 원고는 물론이고, 띠지에 추천사까지 전부 직접 고민하고 논의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그동안 수천 권의 책을 보면서 제일 먼저 읽는 게 버릇이 된 저자 소개도 기깔나게(?) 누군가 써주는 줄 알았는데 이 조차 직접 고민해야 하는 영역이었음을 처음 알았다.
출간을 10일 앞두고
감사한 분들이 꽤 많이 떠올라서 오늘 출간 소식을 알리며 몇몇 분께 연락을 드렸다.
싸이월드 시절부터 내 글이 재밌다고 해줬던 사람들.
매일 책을 끼고 사는 나에게 고민해서 책을 선물해 준 사람들.
그런 분들의 에너지가 모여서 이제야 결과물이 나오는 것임을 실감한다.
<살림남>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며 언제 저 많은 원고를 썼냐고 많이들 묻지만,
하루아침에 줄줄 나왔다기보다 30년 이상을 품고 사는 생각들을 글로 옮기는 과정이었기에
아침에 매일 자는 침대에서 눈을 감고도 내려와 이불정리를 할 수 있듯
나에겐 그런 일과도 같았다.
결코 우습거나 가볍다는 뜻이 아닌 평생을 반복하고 애착했던 일이기에 어떤 것보다 자연스러웠다는 그런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