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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옹 May 01. 2023

약속 시간에 빨리 간다는 것

문화센터 수업 전에 빨리 가면 뭐가 좋을까?


 늘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문화센터로 향한다. 일부러 조금 일찍 간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약속시간에 늦는 것이 일상이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미안해 빨리 갈게.”라고 말한다. 마음이 불안하다. 일찍 가야 한다는 것을 마음으로는 알지만 행동으로는 잘 안 된다. 그렇다. 그 말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지각하는 습관은 영영 안 고쳐질 줄 알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약속 시간에 일찍 갔을 때의 쾌감을 알게 되었다. (정확히 무슨 계기로 약속 시간을 잘 지키게 됐는지 적고 싶지만, 기억이 안 난다는 게 정말 아쉽다. 기록하는 습관이 이렇게나 중요하구나.)


 수업에 들으러 가는 것도 일종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찍 가서 다른 수강생들과 가벼운 잡담을 하며 어색함을 푼다. 다른 수강생들과 어색함을 조금 풀어서,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시간에 딱 맞춰서 가거나 늦었다면 마음에 여유가 없이 수업 따라가기만 바빴겠지.


 문화센터 수업에 일찍 가서는 늘 아기 이야기를 한다. 이유식, 수면 등 그 주제는 아주 다양하다. 나는 평소에 아기에 관해서 궁금했던 것들을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보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서로의 육아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 어떤 충고도 하지 않는다. 서로 육아 정보를 공유하고 “그렇구나, 그렇게 할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한다.


 늘 아기랑 같이 생활하니 내 관심사는 온통 아기. 누군가에게 아기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팔불출 엄마처럼 보일까 봐 차마 그러지는 못한다. 그저 내 개인 SNS에 공유한다. SNS는 나만의 공간이니 내 마음대로 감정을 표현한다. 귀여우면 귀엽다, 이쁘면 이쁘다. 자유롭게 말한다.


 글로 쓰는 것과 말로 하는 것은 온도가 많이 다르다. 꼭 아기 자랑이 아니어도 말로 소리 내어 아기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같이 문화센터 수업을 듣는 엄마들에게는 아기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다. 앞에 아기를 안고 있으니 당연한 일. 그래서 일부러 일찍 가는 편이다.


 내일도 일찍 가서 수업을 준비하고, 아기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 글을 잘 쓰고 싶은데 필력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글에 관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내용에 관한 댓글도 당연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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