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 허 백> 리뷰 및 해석 잔혹동화 헨젤과 그레텔

<브링 허 백> 리뷰 및 단평 그리고 해석

by 미니미누




# 들어가며


독립/예술 영화계의 명작 자판기, A24의 신작 <브링 허 백>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브링 허 백>은 단순한 호러 스릴러가 아니다.

이 영화는 잔혹동화, 마녀, 시각장애, 틈, 물, 고양이, 그리고 ‘부정한 모성’이라는 키워드를 엮어

매우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영화이기에, 호불호가 심할 것 같은 영화이지만, 충분히 영화관에서 관람할만한 영화인 거 같다.

추가적으로, 점프스퀘어는 없으니 관람에 참고하시길.








*당일에 개봉한 것을 바로 보고 쓰는 글이라 두서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 양해바린다.

*분석을 위해 여러번 본 것이 아닌, 단회차 관람이기에 해석이 맞지 않을수도 있다는 점 인지하시길.

*당연히 강력한 스포일러와 엔딩부분을 다루고 있다. 관람하지 않은 분들은 읽지 않기를 바란다.

*포스팅 내에 존재하는 모든 이미지는 예고편에서 캡쳐한 이미지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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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젤과 그레텔의 반전 구조



<브링 허 백>의 뼈대는 명백히 잔혹동화 헨젤과 그레텔이다.

부모를 잃은 남매가 위탁모에게 입양되고, 처음엔 따뜻해 보이던 그녀는 결국 마녀로 본색을 드러낸다.

하지만 전통 동화와 달리,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장례식에서부터 위화감은 시작된다.

위탁모 ‘로라’는 검은 드레스 대신 화려한 보라색 옷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주인공 ‘앤디’에게 시체가 된 아버지에게 입맞춤을 강요한다.

죽은 자와의 키스는 작별이자 억지스러운 이별의식처럼 느껴진다.

로라는 고양이와 함께하며, 동물들을 박제하고, 냄새나 오줌으로 저주를 건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보라색 옷, 틈, 냄새는 로라가 현실에 침투한 마녀임을 암시한다.

그녀는 남매의 내면에 존재하는 미세한 ‘틈’을 파고들며 결국 두 사람을 서로 갈라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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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없이 반복되는 ‘문턱’, ‘틈’, 그리고 ‘닫히지 않는 문’


이 영화는 물리적인 공간의 묘사를 통해 인물의 심리상태를 상징한다.

아버지의 시신이 옮겨질 때 구급대원이 문턱에 걸리고, 입양가는 도중 차가 ‘턱’에 부딪힌다.

죽은 아버지는 파이퍼를 지키려 하나, 세상의 턱에 가로막힌다.

로라는 아이들에게 닫히지 않는 방을 준다.

앤디의 방은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고, 파이퍼의 방은 커튼만 쳐져 있다.

그녀는 늘 그 문을 어루만지며 아이들의 틈을 살핀다.

결국, 앤디는 아버지의 환영을 보고 사고를 당하고,

파이퍼는 마녀의 손에 들린 보라색 옷을 입으며 종속된다.

‘틈’은 이 영화의 주제 중 하나이며, 캐릭터의 정신 상태, 트라우마, 마녀의 침투경로를 동시에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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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악마 올리버 – 경계에 선 자들의 상징


고양이는 마녀의 동반자이자,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동물이다.

올리버는 등장부터 땅보다 낮은 ‘비어 있는 수영장’에서 등장한다.

그는 지하, 즉 ‘죽음의 영역’에서 올라온 존재처럼 그려진다.

그가 고양이에 집착하는 이유는, 자신의 악마성을 감추고자 하는 방어일 수 있다.

그는 마녀의 사주를 받은 존재일 수도, 혹은 그 자체로 악령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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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 파이퍼 – 짐이 아닌 주체


파이퍼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전형적인 ‘짐’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녀는 능동적이고, 오빠의 보호 없이도 행동한다.

앤디는 보호자가 아닌 조력자다.

특히 위탁모의 집에 처음 들어설 때, 과도하게 큰 음악 소리는

청각에 의존하는 파이퍼에게 일종의 공격처럼 작용한다.

이는 로라가 파이퍼를 결코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오빠가 죽은 후에도 파이퍼는 홀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녀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닌, 이 이야기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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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샤워기, 수영장 – 각각 다른 의미를 갖는 ‘액체’


이 영화에서 ‘물’은 캐릭터마다 전혀 다른 상징으로 작동한다.

앤디에게 샤워기는 트라우마다.

그가 겪은 상실과 불안은 물과 결합돼 나타나고,

물이 흐를 때마다 그는 잠에서 오줌을 싼다.

로라에게 수영장은 슬픔의 자궁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딸을 잃었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죽은 딸을 ‘품듯’ 파이퍼를 껴안는다.

수영장은 원형으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이는 자궁과 양수를 상징한다.

로라는 자신의 자궁(=수영장)으로 파이퍼를 되돌려

죽은 딸을 대체하려 한다. 하지만 물(양수)은 생명을 품는 공간이지,

살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파이퍼에게 물은 수호의 흔적이다.

그녀는 아빠의 향기를 기억하며, 그의 유품을 ‘부적’처럼 곁에 둔다.

하지만 비가 오면 그 향기는 씻겨 내려가고,

수호신의 존재도 함께 사라진다.

비는 결국 그녀를 무방비한 상태로 내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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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브링 허 백>은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다.

‘틈’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중심으로,

죽음과 모성, 욕망과 대체, 애도의 방식과 실패한 치유를 심도 깊게 다룬 잔혹동화다.

가장 무서운 것은 마녀가 아니라, 죽은 아이를 다시 품고자 살아있는 아이를 ‘죽이려 드는’ 로라의 왜곡된 모성이다.

중요한 점은, 이 공포가 현실 어디쯤에도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꽤나 그로테스크한 영화였다. 내성이 없다면 관람이 상당히 힘들지도 모른다.

그로테스크를 넘어서, 이 영화를 관람할 가치는 충분한 영화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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